[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국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국산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구축하는 정부의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놓고 네이버와 카카오, 이동통신 3사, AI 스타트업 등 국내 주요 AI 기업들이 잇달아 참여를 검토하거나 확정하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3일부터 ‘모두의 AI’ 프로젝트 사업자 공모를 개시했다. 공모는 다음 달 11일까지 진행되며, 서류 및 발표 평가를 거쳐 8월 중 최종 사업자 2~3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기업은 오는 9월 말 베타 서비스를 거쳐 연내 정식 대국민 서비스를 선보인다.

‘모두의 AI’는 국민 누구나 이용량 제한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국산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정부 사업이다. 사업자는 연내 전국민 대상 범용 AI 챗봇 서비스를 출시해야 하며, 공공 AI 에이전트와 특화 AI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대국민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기준을 충족하는 국산 AI 모델을 50% 이상 활용해야 하며, 자체 모델을 보유한 기업이라도 타사의 국산 AI 모델을 30% 이상 함께 사용해 국산 비중을 총 8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외산 AI 모델은 필요 최소한으로만 허용되고 정부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정부는 올해 서비스 출시에 필요한 엔비디아 GPU B200 최대 512장을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서비스 운영 비용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카카오와 LG유플러스는 사업 참여를 공식화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5000만명의 일상을 연결해 온 카카오톡의 서비스 기획·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민 누구나 장벽 없이 누릴 수 있는 생활 밀착형 AI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현재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카카오톡에 접목해 에이전틱 AI 플랫폼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행정안전부와 함께 ‘AI 국민비서’ 시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과의 ‘원 LG(One LG)’ 협업 체계를 기반으로 AI 모델부터 서비스, 플랫폼 운영까지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한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참여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에이닷 기반 대국민 서비스 운영,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풀스택 AI 역량을 갖춘 만큼 면밀히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참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최근 자체 AI ‘하이퍼클로바X’ 기반 AI 검색 서비스 ‘AI탭’을 전체 이용자에게 정식 출시하며 AI 통합 에이전트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제안요청서(RFP)를 확인한 뒤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KT도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AI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도 컨소시엄 구성 등을 염두에 두고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자체 언어모델 ‘솔라’를 보유한 업스테이지는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며, 지난 5월 포털 ‘다음’ 운영사 AXZ 인수를 마무리하고 솔라와 다음의 검색·콘텐츠 데이터를 결합한 차세대 AI 포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AI 자회사 NC AI도 참여 검토 의사를 밝혔다. 자체 멀티모달 AI 모델 ‘바르코’를 보유한 NC AI는 최근 게임을 넘어 제조·로봇 분야로 AI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그룹사 차원의 참여를 선언했다. 에이전틱 AI ‘앨런’과 AI 아바타 서비스 ‘페르소에이아이’, 포털 ‘줌’, 보안 서비스 ‘알약’ 등을 앞세워 개방형 컨소시엄 구성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AI 검색 스타트업 라이너도 참여 의향을 내비쳤으며, 코난테크놀로지도 사업 공고 검토 후 최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이 ‘모두의 AI’ 사업에 잇달아 눈독을 들이는 데는 여러 실익이 맞물려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GPU 인프라와 운영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구조여서 초기 투자 부담이 낮다. 또한 사업자가 서비스 과정에서 확보한 이용자 프롬프트 데이터로 자체 수익 모델을 마련할 수 있는데, 이 데이터는 자체 AI 모델 고도화에도 직결되는 핵심 자산이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다는 점 역시 향후 공공·기업 시장 공략에서 경쟁 우위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참여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국산 AI 모델을 50% 이상 의무 활용해야 하고 외산 모델 사용은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는 데다, 자사 모델만 100% 쓸 수도 없어 컨소시엄 구성이 복잡해질 수 있다. GPU 지원도 올해분은 확보됐지만 2027년부터 2030년까지의 지원 방식과 규모는 관계부처·국회 협의 후 결정될 예정이어서 중장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전 국민 무료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자체 수익 모델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대국민 서비스인 만큼 서비스 장애 발생 시 기업이 떠안는 리스크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모두의 AI는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우리 국민들이 AI와 함께 일하고 배우며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시대의 계산기·컴퓨터”라며 “AI가 촉발할 새로운 경제 구조 속에서 모두가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게 뒷받침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고 9월 베타서비스를 거쳐 연내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wsj011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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