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방이동=김용일 기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정부 주도로 출범한 케이-축구 혁신위원회(혁신위)를 거침없이 비판한 서강일 전라북도축구협회장 발언에 자기 뜻을 전했다.

유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파크텔에서 2026년도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정관 제24조 ‘회장의 선출’ 제2항의 ‘선거운영위원회의 추첨’ 절차를 폐지, 인정단체를 제외한 회원단체의 임원·대의원 및 체육회 등록시스템에 등록된 경기인이 선거인이 되도록 범위를 확대하는 정관 개정안을 심의하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총 124명의 재적 대의원 중 99명이 참석했다.

개정 제24조는 선거 운영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28년도 정기총회일부터 적용한다. 2029년 시행하는 제43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부터 새 제도가 적용될 예정이다. 회원단체는 선거인단 확대라는 개정안을 바탕으로 종목별·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선거인 구성과 투표방식 등 세부사항을 별도 협의하도록 했다. 회원종목단체는 2028년도 정기총회 이후 최초 시행하는 회장선거부터, 회원 시·도체육회는 2030년 민선 4기 동시선거부터 적용한다. 다만 회원단체가 조기 적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체육회와 협의해 앞당겨 적용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제한적 간선 구조에서 벗어나 현장 체육인의 의사가 직접 반영하는 구조로 바꾸는 것으로 선거의 대표성과 민주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당장 최근 정부서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보궐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전 회장이 행정 난맥에 책임을 지고 13년간 수행해온 수장직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2026 북중미 월드컵 실패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사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축구협회 개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체육관 선거’로 불린 기존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자는 얘기가 나온다. 선결 조건은 체육회가 선거제도 정관을 개정한 뒤 회원단체 규정을 바꾸는 것이었다. 축구협회가 바뀐 규정을 근거로 선거인단 확대 등을 논의하는 것이었는데 유 회장이 혁신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체육회가 예상대로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선거 제도안을 바꿨다. 체육회는 이달 말 이사회를 통해 선거 개정안을 바탕으로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에 새 회장을 뽑도록 한 회원단체 규정까지 개정, 축구협회가 충분히 시간을 품고 선거제도를 바꾸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다만 앞서 서강일 회장은 KBS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혁신위 공동위원장인)박지성, (혁신위원) 이영표가 뭘 안다고 혁신위원회를 하느냐. 뭐를 안다고 말을 함부로 하느냐. 축구로 국가대표였지 인생을 얼마나 살았고, 법을 얼마나 알고, 사회 경험을 얼마나 안다고 무슨 혁신위원장을 하느냐. 차라리 회장 출마를 하라. 그렇게 비판만 하지 말고 직접 선거에 나오라”며 비판했다.

또 혁신위가 추진 중인 선거인단 확대 등 직선제를 향한 움직임에 대해서도 “현재 정관대로 60일 안에 보궐 선거를 해야지 왜 정관을 뜯어 고치려고 하느냐. 회장이 없으면 축구협회 행정이 마비된다. 아시안게임도 해야 하고 A매치도 치러야 하는데 회장도 없이 감독 선임은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간선제 보궐 선거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유 회장은 대의원총회 직후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총회 때와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라며 “뭐든지 급하면 리스크가 따른다. 심사숙고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월 27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선거인 구성 기준과 단계적 전환 방식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대의원 의견에 따라 보류된 적이 있다. 체육회는 회원단체 공문 의견조회(20개 단체 회신, 3~4월), 공청회·설명회·간담회 6회(3~5월) 등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보완점을 찾았다. 이후 공청회·설명회 5회와 공문 설명 2회를 추가로 진행했다. 보완된 개선안은 지난달 25일 제16차 이사회 심의를 거쳐 이번 총회에 재상정됐다. 축구협회장 선거 역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다만 ‘속도’도 동시에 따라야 하고 개혁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유 회장은 “축구협회와 관련해 많은 질문이 나오는데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건 사실이다. 우리도 세밀하게 보는 게 있다. 과거 빙상이나 철인3종 등 관리단체가 된 곳도 있다. 그런 부분을 포함해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관리단체 지정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또 “축구는 워낙 국민적 관심이 많다. 많은 분의 (개혁) 염원도 있다. 하루 빨리 비판적 시각에서 벗어나서 신뢰를 회복해 정상화한 제도가 놓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보궐 선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혁신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내가 축구 현장에 있는 건 아니기에 혁신위 참여하는 축구인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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