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민규 기자] 또 중국의 벽에 막혔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패배의 아픔을 안겼던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다시 만났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T1이 끝까지 버티고 추격했지만 마지막 한타를 넘지 못하며 EWC 8강 직행 티켓을 놓쳤다. 이제 남은 길은 단 하나. 다시 살아남는 것이다.

T1은 1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26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조별리그 승자전에서 중국(LPL)의 BLG에 32분 만에 패했다. 승자조 진출에 실패한 T1은 패자조로 내려가 베트남 GAM e스포츠와 다시 한번 8강행을 놓고 맞붙는다.

경기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3분 만에 ‘페이커’ 이상혁이 미드 교전에서 잡혔고 BLG는 첫 드래곤까지 가져가며 기세를 올렸다. T1도 곧바로 반격했다. 6분경 미드 교전에서 ‘나이트’와 ‘온’을 잡으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다.

그러나 BLG의 대응이 더 빨랐다. 유충 교전에서 ‘오너’ 문현준을 끊었고, 탑에서는 ‘도란’ 최현준이 ‘빈’에게 솔로킬을 허용했다. 11분에는 두 번째 드래곤까지 확보하며 초반 주도권을 확실히 움켜쥐었다.

T1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5분 전령을 확보한 뒤 꾸준히 운영으로 시간을 벌었다. 드래곤을 둘러싼 한타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탑 다이브를 통해 ‘슌’과 ‘온’을 잡아내며 흐름을 다시 붙잡았다.

특유의 날카로운 운영도 여전했다. 20분경 ‘페이커’가 잡혔지만 미드에 전령을 활용해 손실을 최소화했다. 22분에는 탑 교전이 벌어진 사이 미드에서 ‘페이즈’ 김수환이 BLG ‘바이퍼’ 박도현과의 일대일 승부에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BLG가 한 발 앞섰다. 24분경 BLG는 네 번째 드래곤을 확보하며 영혼 드래곤을 완성했다. 이어진 한타에서 에이스를 만들어낸 뒤 바론까지 챙기며 승기를 잡았다.

여기서 끝날 것 같던 경기. 하지만 T1은 역시 T1이었다. 26분경 미드에서 ‘슌’을 끊은 뒤 그대로 BLG 2차 타워까지 밀어붙였다. 이어진 교전에서는 ‘빈’, ‘나이트’, ‘온’을 차례로 잡아내며 3킬을 쓸어 담았다. 무너지는 듯했던 T1의 ‘서커스’가 다시 살아났다. 크게 벌어졌던 글로벌 골드 차이도 빠르게 좁혀졌다. 파리 현장에서도 T1을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이 다시 커졌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30분경 열린 미드 한타에서 다시 패한 T1은 장로 드래곤까지 BLG에 내줬다. 장로 버프를 두른 BLG는 그대로 본진으로 진격했고 두 번째 에이스를 완성했다. T1도 끝까지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 BLG는 32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8강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복수는 실패했다. 하지만 탈락은 아니다. 초대 EWC 챔피언 T1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패자조에서 다시 GAM e스포츠를 만난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 차례 꺾었던 상대다. 8강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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