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버티는 아르헨티나의 저력은 눈부셨다. 모두가 패배를 예상할 무렵 후반 막판 ‘7분 사이 2골’을 만들어내는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쓰며 월드컵 2회 연속 결승전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는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4강전에서 잉글랜드와 겨뤄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디펜딩 챔프’ 아르헨티나는 2022 카타르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월드컵 결승 무대에 선다. 20일 오전 4시 프랑스를 꺾고 올라온 ‘무적 함대’ 스페인과 우승컵을 두고 겨루게 됐다. 반면 ‘축구가 집으로 돌아온다(Football is coming home)’라는 노래를 부르며 60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바라본 잉글랜드는 19일 열리는 3,4위전으로 밀렸다.
양 팀 모두 초반부터 거친 압박을 주고받으며 경기 주도권을 품고자 애썼다. 자연스럽게 충돌 상황이 이르게 나왔다. 전반 11분 잉글랜드의 엘리엇 안데르손이 드리블할 때 아르헨티나의 엔조 페르난데스가 태클로 저지했는데 양 팀의 몸싸움을 벌였다. 주심이 뜯어말렸다. 13분 뒤엔 세트피스 상황에서 잉글랜드 수문장 조던 픽포드와 아르헨티나의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팽팽한 힘겨루기 속에서 양 팀 공격의 핵인 해리 케인과 리오넬 메시는 2선 지역으로 내려와 공을 받으며 기회 창출에 주력했다.
특히 잉글랜드는 케인이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공을 소유하면서 전환 패스 등을 시행했다. 이때 2선 공격수가 전방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으로 아르헨티나를 공략했다.
다만 에너지 레벨을 초반부터 크게 높인 터라 양 팀은 결정적인 기회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전반 36분 잉글랜드의 엘리엇 앤더슨, 전반 41분 아르헨티나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나란히 옐로카드를 받는 등 거친 분위기 속에서 ‘경고 트러블’을 안았다.
시간이 갈수록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중심으로 잉글랜드의 맹렬한 압박을 이겨내면서 볼 소유 시간을 늘렸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가운데 아르헨티나는 후반 2분 훌리안 알바레즈가 골대 오른쪽에서 위협적인 오른발 슛을 때리는 등 주도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고대하던 선제골을 만들어낸 건 잉글랜드다. 후반 10분 케인이 후방에서 긴 패스를 보냈다. 아르헨티나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침투한 모건 로저스가 잡아 오른쪽에서 크로스했다. 이 공을 골문 앞으로 쇄도한 앤서니 고든이 오른발로 차 넣었다. 아르헨티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따랐다.
케인의 움직임을 통해 의도한 대로 득점을 만들어낸 잉글랜드는 이후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경기를 운영했다.

반격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후반 12분 메시의 침투 패스를 시작으로 시메오네가 일대일 기회를 잡았는데 뒤따른 상대 수비수 제드 스펜서가 완벽한 태클로 슛을 저지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19분 니코 곤살레스를 투입하며 동점골 사냥에 힘을 줬다. 이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아냈으나 잉글랜드 픽포드 선방에 가로막혔다. 후반 23분 메시가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곤살레스가 노마크 헤더 슛으로 연결했는데 픽포드가 막아냈다.
후반 30분엔 또다른 교체 자원 로드리고 데 폴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올린 공을 알렉시스 막알리스테르가 결정적인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 역시 픽포드가 선방으로 돌려세웠다.


잉글랜드는 수비수 투입과 더불어 파이브백 형태로 내려앉으며 ‘지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 선택은 악수가 됐다. 아르헨티나엔 대역전극의 디딤돌이 됐다.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메시가 골문 앞으로 차올리지 않고 페널티박스 뒤로 물러나 있던 페르난데스에게 내줬다. 그는 잉글랜드 왼쪽 골문 구석을 가르는 환상적인 오른발 슛으로 동점포를 터뜨렸다.
아르헨티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2분 막알리스테르의 슛이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이 공을 메시가 포기하지 않고 잡아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잉글랜드 수비가 떨어진 사이 주발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크로스했다. 이 공을 막판 교체 투입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골대 왼쪽에서 머리로 받아넣었다.
7분 사이 2골을 만들어낸 아르헨티나는 또다시 토너먼트에서 기적같은 승리를 만들어내며 2회 연속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았다. 반면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우승 꿈을 품었던 잉글랜드는 지키려고 했다가 경기를 내줬다. 희비가 엇갈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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