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브라질 로스 19분 만에 완파
MSI 정상 찍은 데 이어 EWC까지 정조준
서진혁, ‘한화생명 적은 한화생명’ 인정
“팬들이 봤을 땐 우리 팀 경기 재밌을 것”
친정 JDG와 만남 “미묘하지만 이기겠다”

[스포츠서울 | 파리=김민규 기자] “우리 발에 우리가 넘어지는 느낌이었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정상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잘 풀어가던 경기도 스스로 미끄러지는 경우가 잦았다. ‘한화생명의 적은 한화생명’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말에 ‘카나비’ 서진혁(26)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자신들의 발에 걸려 넘어지지 않은 한화생명e스포츠는 무서울 정도로 강했다. 단 19분. MSI 우승팀이 ‘체급 차이’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한화생명은 1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2026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브라질(CBLOL)의 로스를 일방적으로 제압했다. 넥서스 파괴까지 걸린 시간은 20분도 채 되지 않은 19분. 가볍게 승자전으로 향했다.

승리 후 만난 서진혁은 “파리에 와서 치른 첫 경기였는데 좋은 모습으로 이겨서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사실 제대로 준비할 시간조차 부족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12일 대전에서 중국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꺾고 창단 첫 MSI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기쁨을 즐길 틈도 없이 이튿날 곧바로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서진혁은 “MSI 우승 후 사실 자축할 시간도 없이 파리로 넘어왔다”며 “우선 호텔에서 쉬면서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 파리에서도 좋은 기운을 이어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MSI 우승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결승에서도 BLG에 1-2로 몰렸다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전날 최종 결승진출전에서도 북미 라이온을 상대로 애를 먹었다. 다잡은 경기를 내주기도 했다. 세트 스코어 3-2로 힘겹게 결승에 올랐다. 자연스레 한화생명을 향해 따라붙은 말이 있다. 바로 ‘한화생명의 적은 한화생명’이라는 얘기다.
서진혁 역시 냉정하게 자신들을 돌아봤다. 그는 “우리 팀만 잘하면 항상 이긴다는 마인드가 있는데 그 점도 위험할 수 있다”며 “그동안 우리가 보여준 경기들을 보면 ‘우리 발에 우리가 넘어지는 느낌’이 강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팬들이 봤을 때는 우리 팀 경기가 재밌을 것 같다”며 웃었다.
분명 보는 맛은 있다. 압도적인 체급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다가도 스스로 흔들린다. 다시 일어나 결국 승리한다. MSI에서 수차례 드라마를 썼던 한화생명이다. 그러나 파리 첫날은 달랐다. 넘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19분이면 충분했다.

이제 서진혁 앞에는 조금 특별한 상대가 기다린다. 오랜 시간 몸담았던 친정팀 징동 게이밍(JDG)이다. 그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 오랜 시간 징동에 있었다. 징동과 만나게 돼 기분이 조금 미묘하다”고 헸다. 이어 “그래도 이겨야 한다. 돌아가서 징동 경기를 잘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처음 출전한 EWC 목표도 명확하다. 우승이다. 가장 경계하는 팀으로는 MSI 결승에서 혈투를 펼친 BLG를 꼽았다. 서진혁의 말처럼 한화생명이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지만 않는다면, ‘MSI 챔피언’은 여전히 무섭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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