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규정에 없으니 문제가 아니다’라는 결론은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우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1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7라운드 울산과 전북의 ‘현대가 더비’에서 발생한 김대용 주심과 선수의 신체 접촉 상황 관련 심판평가협의체의 검토 결과를 14일 공지, “판정 자체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평의회(IFAB) 경기규칙상 오심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시 울산은 전반 29분 보야니치가 아크 정면에서 공을 잡으려던 순간 김 주심과 충돌하며 넘어졌다. 김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는데, 공교롭게도 전북이 공을 따내 역습을 펼쳐 김진규의 선제골이 터졌다.
이 장면을 두고 전날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스페인과 벨기에의 8강전이 오르내렸다. 전반 35분 스페인의 코너킥 때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공이 흘렀는데 스페인 선수와 주심의 동선이 겹쳤다. 주심은 경기를 중단했다. 현대가 더비에서는 180도 다른 판정이 나온 것이다.
더 논란이 된 건 ‘일관성 결여’다. 김 주심은 후반 막판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울산 교체 자원 장시영과도 충돌했다. 이땐 경기를 중단했다. KFA는 “볼이 경기 관계자(주심)에 접촉한 상황이 아닌 선수와 주심 간 접촉 상황으로 규칙상 별도의 중단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선수와 심판 간 접촉 상황에 대해서는 경기규칙에 별도로 규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또 “드롭볼 재개와 운영을 정한 규칙은 선수-주심 간 신체 접촉 상황에 적용되지 않는다. 신체 접촉 상황에서 중단 여부는 규칙상 의무가 아니라 주심의 경기운영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후반 추가 시간 선수와 심판 간 접촉은 해당 심판이 넘어지면서 볼의 진행 방향을 확인할 수 없었기에 경기를 중단한 것”이라며 이중잣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런 해명에도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심판과 선수의 충돌에 따른 경기 중단 규칙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전,후반 일관성이 결여된 부분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볼의 진행 방향 확인’ 등은 매우 주관적 표현이다. 결과적으로 경기 중단은 심판 재량에 속하는 데,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김 주심은 지난해 5월3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가 더비 때도 충돌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 울산의 공격 상황에서 전북 박진섭(현 저장)과 충돌했는데 당시엔 경기를 중단시켰다.
KFA도 일관성과 관련해서는 문제의식을 느꼈는지 “향후 유사한 선수-심판 접촉 상황에서 재개 판단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보다 면밀하게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뒤가 달랐다’는 것을 인정하는 문구인데 ‘규칙은 없으니 오심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건 본질을 호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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