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용역 홀로 수행하고 인건비 돌려받아…감사원, 환수·징계·검찰 고발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을 겸한 한 사립대 조교수가 자신이 소속된 대학 산학협력단이 체육회 용역 2건을 수주하는 과정에 관여한 뒤, 참여 인력 명의로 지급된 인건비를 자신과 조카 계좌로 돌려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해당 교수가 직접 수행한 업무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제외한 1128만722원을 지방보조금 편취액으로 판단했다. 서울시에는 환수 방안을, 교육부에는 징계 등 신분상 책임을 묻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지방보조금 부정수급과 사기 등의 혐의로 해당 교수를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하는 조치도 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A대학교 조교수 B씨는 2023년 6월 8일부터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비상근 부회장을 맡았다. 체육회의 사업계획과 주요 규정, 직원 채용·승진·전보 등에 관여할 수 있는 자리다.

첫 번째 문제는 2023년 7월 체결한 1960만원 규모의 연구용역이다.

계약서에는 책임연구원과 참여연구원, 연구보조원 등 4명이 투입되는 것으로 적혔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들이 실제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고 B씨가 용역을 단독으로 수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B씨는 나라장터 견적 요청 6일 전 체육회 담당자를 만나 기초자료를 요구했다. 담당자로부터 작성 중이던 추진계획안과 과업지시서도 전달받았다.

A대 산학협력단은 두 차례 견적 공고에 단독 참여해 계약을 따냈다.

이후 참여 인력 명의로 지급된 인건비 가운데 1309만8572원이 선금과 잔금 지급 당일 각각 B씨와 조카 계좌로 돌아갔다.

감사원은 B씨의 업무 몫으로 인정한 573만9850원을 제외하고 735만8722원을 편취액으로 산정했다.

결과보고서에서도 문제가 나왔다.

B씨는 과거 서울시복지재단에 제출한 ‘서울시 장애인 건강권 증진방안 연구’ 보고서에 체육회 설문 결과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연구재단 표절 검사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기존 보고서와의 표절률은 27%였다. 전체 학술자료를 기준으로 한 표절률은 52%로 나타났다.

두 번째 문제는 2024년 4월 체결한 1720만원 규모의 평가용역이다.

B씨는 나라장터 견적 요청 전날 체육회 담당자에게 “이번에 (입찰)할 때 1,900만 원쯤으로 하고 싶다”며 예정 가격을 전달했다.

A대 산학협력단은 1차 공고에서 1720만원, 2차 공고에서는 1970만원을 제시했다.

다른 업체가 1848만원으로 더 낮은 가격을 써냈지만 체육회는 해당 업체가 아닌 B씨 측과만 가격 조정을 논의했다. 결국 A대 산학협력단이 1차 공고 때 제출한 1720만원으로 계약했다.

평가용역에는 2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제출했지만 감사원은 이들 역시 실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B씨는 평가 대상 72개 사업 가운데 34개만 직접 수행했다. 나머지 38개 중 21개는 진행하지 않았고, 17개는 발주기관인 체육회 직원들이 대신했다. 계약에 포함한 만족도 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 용역에서도 참여 인력 명의로 지급된 인건비 1103만4652원이 선금과 잔금 지급 당일 각각 조카 계좌로 돌아갔다.

감사원은 B씨의 인건비로 인정한 711만2652원을 제외하고 392만2000원을 지방보조금 편취액으로 계산했다.

두 용역에서 B씨와 조카 계좌로 돌아간 인건비는 모두 2413만3224원이다.

감사원은 이 가운데 B씨가 직접 과업을 수행한 점을 고려해 본인의 인건비로 인정한 1285만2502원을 제외했다.

최종 편취액은 첫 번째 연구용역 735만8722원, 두 번째 평가용역 392만2000원 등 모두 1128만722원이다.

-두 용역 계약액: 1960만원·1720만원

-본인·조카 계좌로 돌려받은 인건비: 2413만3224원

-첫 용역 편취액: 735만8722원

-두 번째 용역 편취액: 392만2000원

-총 편취액: 1128만722원

B씨는 참여 인력들이 실제 용역을 수행했고, 자신과 조카 계좌로 돈을 받은 것은 인건비를 재분배하기 위한 편의적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참여 인력들이 업무 수행 근거를 제출하지 못했고, 인건비를 받은 당일 돈을 다시 보냈으며, B씨 역시 재분배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참여자로 이름을 올린 한 연구원은 처음 진술을 번복해 명의만 빌려줬을 뿐 용역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B씨에게 감사원 조사에서 용역을 수행했다고 진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서울시는 감사 결과를 받아들여 A대 산학협력단에 지방보조금 반환을 명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도 별다른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서울시장에게 1128만722원의 환수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교육부장관에게는 학교법인을 통해 B씨를 징계하는 등 신분상 책임을 묻도록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지방보조금 부정수급과 사기 등의 혐의로 B씨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현재 B씨는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 비상근 부회장 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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