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규 원전·SMR 추가 검토…현대건설은 美 차세대 원자로 협력 확대로 맞손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추가 도입 검토를 공식화했다.

같은 시기 현대건설은 미국 차세대 원전 개발사와 손잡고 4세대 SMR 협력망을 넓혔다.

국내에서는 원전 확대 가능성이 정책 의제로 올라왔고, 해외에서는 현대건설이 미래 원자로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기반을 마련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신규 원전과 SMR 추가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기저 전원을 안정화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론화를 거쳐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 도입 여부를 결정,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원전 추가 건설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 계획에 포함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 외에 추가 도입 가능성을 공식 검토 대상으로 올렸다는 점에서 정책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배경에는 첨단산업이 끌어올린 전력 수요가 있다.

김 장관은 용인과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확정적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만 약 30GW라고 밝혔다.

잠재 수요와 수송·난방의 전기화까지 고려하면 2040년까지 50GW 이상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대하면서 원전을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전략을 추진한다. 신규 원전과 SMR 도입 여부는 전문가 의견과 공론화 절차를 거쳐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을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설은 미국 4세대 SMR 시장에서 협력 기반을 넓혔다.

현대건설은 13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컨티넨탈 NY 타임스 스퀘어 호텔에서 퍼스트 아메리칸 뉴클리어(FANCO)와 ‘EAGL-1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FANCO는 액체 납과 비스무트 합금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차세대 원자로 EAGL-1을 개발하고 있다.

EAGL-1은 단일 원자로 기준 약 240MWe의 전력을 생산하는 SMR이다. 원자로 6기를 클러스터 형태로 구축하면 약 12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해 장수명 방사성 폐기물을 95%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대건설과 FANCO는 EAGL-1 원전의 보조계통 설계와 브리지 파워 솔루션 지원, 시공성 검토, 모듈화 전략 등 사업 초기 단계부터 협력한다.

향후 현대건설이 EAGL-1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이번 협약의 의미는 단순한 시공 참여를 넘어선다.

현대건설은 원자로 상용화 이전의 초기 설계 검토부터 참여해 시공성과 모듈화 전략을 제시한다.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EPC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SMR 포트폴리오도 넓어졌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과 3.5세대 경수로형 SMR 분야에서 협력해왔다. 테라파워와는 소듐냉각고속로, 네덜란드 토리존과는 용융염원자로 사업을 추진했다.

여기에 FANCO의 납·비스무트 냉각 고속로를 추가하면서 주요 4세대 원자로 기술을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갖췄다.

FANCO는 미국 인디애나주와 원자력 에너지파크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원전 제조시설과 에너지 단지를 연결한 차세대 원전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협약을 미국 원전 사업 참여 기회를 넓히는 발판으로 삼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현대건설이 미국 차세대 SMR 사업의 초기 설계 검토부터 EPC 수행까지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미국 내 원자로 협력망을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FANCO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EAGL-1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지원하고,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SMR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검토가 실제 원전 추가 건설로 이어질지는 공론화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안정적인 기저 전원 확보가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이 흐름 속에서 현대건설은 국내 정책 변화 가능성을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을 중심으로 차세대 원전 협력망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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