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응원 구호로 물의를 빚은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피해 학교인 광주일고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고, 5·18 관련 단체들도 선수들에게 다시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배재고에서 광주제일고를 찾아가 사과했고 피해자인 광주제일고 측에서도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에 그렇게 잘 정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배재고 야구부 선수 등을 모욕 혐의로 수사해왔다.
이번 수사는 광주일고와 무관한 일반인이 진정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진정인이 취소장을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조만간 접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쳤다.
해당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거센 논란이 벌어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배재고의 청룡기 잔여 경기를 몰수패로 처리했다.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 징계도 내렸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 36명은 사건 발생 7일 만인 지난 6일 광주일고를 직접 찾아 사과했다.
배재고 주장 A군은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들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광주일고 선수들과 학부모님, 광주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광주일고 선수단 대표 B군은 “저희도 다른 팀에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광주일고도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야구계에 배재고 야구부의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5·18 관련 단체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5·18 유족회와 부상자회, 공로자회, 5·18 기념재단은 지난 9일 전남광주특별시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오월 정신의 핵심 가치는 배제가 아닌 포용에 있다”며 “학생들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성찰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보여준 진심 어린 성찰과 변화의 의지를 헤아려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형사 절차는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징계는 별개의 문제다.
광주일고와 5·18 단체들이 잇따라 선처를 요청하면서 배재고 야구부의 출전정지 징계가 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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