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렌트’ 이후 오랜만에 팬들과 재회

13년 차 배우가 선택한 작품 아닌 ‘쉼표’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뮤지컬 배우 이해준(37)이 단독 콘서트를 통해 오랜만에 팬들과 만났다. 뮤지컬 ‘렌트’ 이후 약 5개월간 작품 활동을 쉬어온 그의 등장으로 공연장은 어느 무대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이해준은 그동안의 공백기에 대해 조급함보다 배우로서의 방향성을 찾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해준은 지난 11~12일 서울 마포구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2026 이해준 콘서트 ‘ME:INSIDE’를 개최, 그의 복귀를 기다려온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이날 공연에서는 데뷔 13년의 여정을 돌아보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향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지난 2월 ‘렌트’ 이후 소식이 뜸했던 이해준이었다. 공연을 마친 이해준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며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밀린 독서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2013년 뮤지컬 ‘웨딩싱어’로 데뷔한 이해준은 13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렸다. 2021년 뮤지컬 ‘곤 투모로우’를 시작으로 ‘엘리자벳’ ‘모차르트!’ ‘프랑켄슈타인’ 등 대극장 작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하지만 배우 생활을 이어가면서 작품의 수보다 자신만의 방향성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털어놨다.

◇ 홀로서기 후 첫 고백 “조급하면 결국 넘어진다”

이해준에게 화려한 대극장 무대는 배우 인생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그는 작품 속 인물들과 자신의 삶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캐릭터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에서 배우로서 더 큰 의미를 찾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틱틱붐’과 ‘렌트’를 만나고 난 뒤 다른 작품보다 여운이 오래 남았다. 그래서 올 상반기만큼은 잠시 쉬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시기에 다시 단독 콘서트 제안을 받아 팬들과 만날 수 있어 더욱 감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이해준은 그의 팬클럽 ‘해커’가 직접 지어준 타이틀 ‘From Hae:ven’으로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일 년 2개월 뒤 다시 한번 이곳 공연장을 그를 응원하는 팬들의 숨결로 채웠다.

이번 콘서트는 ‘렌트’ 공연 당시 인연을 맺은 예음컬처앤콘텐츠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현재 소속사 없이 활동 중인 그는 공연 준비 과정도 대부분 직접 책임졌다. 이해준은 “관계자분이 공연을 잘 보셨다며 콘서트 제의를 해주셨다. 지금은 소속사가 없어서 회사 없이 혼자 만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 고민했다. 하지만 (나의 무대를) 기다리고 계시는 우리 ‘해커’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용기를 냈다”라고 설명했다.

약 두 달의 준비 기간 이해준은 지난 콘서트와 다른 세트 리스트를 구성,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기존 출연 작품들의 넘버는 물론 뮤지컬 ‘물랑루즈’ ‘드라큘라’ ‘팬텀’ ‘데스노트’ ‘시라노’ 등 평소 무대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작품들의 넘버를 선보이며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현장 반응은 대성공적이었다. 그의 새로운 모습에 무대마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이해준은 “팬분들이 좋아해 주신 만큼 나 역시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얻어갔던 시간이었다”라며 “또 어디서든 멋진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나만의 속도로 잘 준비하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차기작보다 먼저 꺼낸 이야기 “배우 인생의 전환점”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차기작이었다. 이해준은 최근 여러 작품으로부터 캐스팅 제안과 오디션 제의를 받았지만,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 생각이 많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이해준은 “이제 고작 13년 차이지만, 지금 나에게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방향성이 더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라며 “많은 작품을 하느냐보다 어떤 작품을 하고, 그 작품에서 나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 것이냐에 대한 깊은 고민이 생겼다. 스스로를 더 마주하면서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배우로서 나의 부족함과 나아가야 할 방향들을 더 마주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라고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작품 합류에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여러 작품의 제안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크지만, 현 상황에서 섣부르게 나설 수 없는 상황이기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급하게 뛰어가다 보면 결국 넘어진다는 것을 잘 아는 이해준이다. 그는 “결국 운명처럼 만나는 작품을 할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40대를 마주하기 전에 더 도약하고 나아갈 준비를 하기 위해 천천히 워밍업 중”이라며 “왜 작품을 안 하냐고 물어보는, 늘 기다려주시는 팬분들을 생각하면서 잘 버텨서 좋은 작품에서 멋진 모습으로 꼭 인사드리고 싶다. 제작사 관계자분들께서의 관심과 연락 부탁드린다”라고 다음을 기약했다.

이번 콘서트 역시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의미를 담아 준비했다. 공연 타이틀 ‘ME:INSIDE’처럼 관객들과 함께 자신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시간을 만들며 또 다른 시작을 예고했다. 이해준은 자신만의 속도로 한 걸음씩 성장하며 다시 무대에 설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gioi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