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LG, 한화생명 3-1 제압

‘바이퍼’, MSI 결승으로 BLG 견인

“나를 증명하는 경기” 약속 지켰다

생애 첫 MSI 우승 ‘정조준’

[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나를 증명하는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경기 전 자신감 있게 던진 한마디가 현실이 됐다. 친정팀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바이퍼’ 박도현(26)이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그리고 그 무대의 끝에는 빌리빌리 게이밍(BLG)의 MSI 결승 진출이 있었다.

BLG는 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승자조 결승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가장 먼저 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번 승부는 단순한 한국(LCK)와 중국(LPL) 1번 시드 맞대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지난해까지 한화생명 유니폼을 입었던 박도현이 BLG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과 맞붙는 ‘바이퍼 더비’였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경기 전 박도현은 ‘승리’를 예고했다. 지난 6일 라이온을 제압한 뒤 스포츠서울과 만난 그는 “한화생명이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친정팀이라 더 재미있을 것 같고, 어떻게 보면 나를 증명하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경쟁력 있는 선수라는 것과 우리 팀이 정말 강한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경계 대상도 명확했다. 박도현은 “한화생명 선수들 모두 잘하지만 굳이 꼽자면 미드와 정글”이라며 “‘제카’ 김건우와 ‘카나비’ 서진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결국 그들을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승 직행전 각오를 묻자, 그는 “먼저 결승에 올라 다른 팀들의 컨디션도 살피고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하고 싶다”며 “아직 MSI 우승이 없기 때문에 꼭 우승하고 싶지만 지금은 결승 직행전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말을 경기장에서 그대로 실현했다. 1세트부터 한화생명을 거세게 몰아붙인 BLG는 경기 내내 운영과 한타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박도현은 중요한 순간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며 친정팀을 흔들었다.

3세트에서는 바텀 1대1 구도에서 ‘구마유시’ 이민형을 솔로킬하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어 탑에서도 다시 한번 구마유시를 잡아내며 인터뷰에서 말했던 ‘경쟁력’을 직접 증명했다.

비록 한화생명이 3세트를 가져가며 반격에 성공했지만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4세트에서도 BLG는 결정적인 한타마다 집중력을 발휘했고, 박도현 역시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결국 BLG는 37분 만에 4세트를 마무리하며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완성했다.

친정팀을 향한 예우는 있었지만 승부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경기 전 “친정팀이라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던 박도현은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답했다. BLG는 결승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뤘고, 박도현 역시 “나를 증명하는 경기”가 될 것이라는 약속을 지켰다.

이제 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박도현은 아직 MSI 우승 트로피가 없다. 친정팀을 넘어 결승 무대에 오른 그는 생애 첫 MSI 정상이라는 마지막 목표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