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中 BLG에 1-3 패배

구겨진 LCK 1번 시드 자존심

‘바이퍼 더비’ 승자는 BLG

최종전서 ‘G2 vs 라이온’ 승자와 맞대결

[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LCK 1번 시드의 자존심은 끝내 지켜지지 못했다. 벼랑 끝에서 3세트를 따내며 반격의 불씨를 살렸던 한화생명e스포츠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중국(LPL) 1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은 한 수 위의 한타 집중력과 운영으로 가장 먼저 결승 무대를 밟았다.

한화생명은 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승자조 결승(결승 직행전) 4세트에서 BLG에 37분 만에 패했다. 세트스코어 1-3. BLG는 결승에 선착했고, 한화생명은 최종결승진출전(패자조 결승)으로 내려가 마지막 결승 티켓을 노리게 됐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3세트 승리의 기세를 이어간 한화생명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제우스’ 최우제가 ‘빈’을 상대로 솔로킬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대전컨벤션센터를 찾은 팬들의 함성도 커졌다.

BLG도 곧바로 반격했다. 8분경 공허의 유충을 둘러싼 싸움에서 ‘제우스’를 끊어냈지만, 이어진 교전에서는 한화생명이 2킬을 추가하며 오히려 이득을 챙겼다. 초반만큼은 이전 세트들과 달리 두 팀이 정면으로 맞서는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경기 흐름은 서서히 BLG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15분경 바텀 교전에서 한화생명이 ‘온’을 잡아냈지만, 대가로 ‘제우스’와 ‘딜라이트’ 유환중을 내주며 손해를 봤다. BLG는 전령을 확보했고, 한화생명은 두 번째 드래곤으로 맞불을 놓으며 균형을 이어갔다.

20분경 ‘구마유시’ 이민형이 ‘온’을 끊으며 다시 균형을 맞추는 듯했다. 그러나 진짜 승부처는 23분이었다. 드래곤 앞에서 열린 대규모 한타에서 BLG가 완벽한 집중력을 선보이며 에이스를 만들어냈다. 팽팽하던 균형은 이 한 번의 교전으로 무너졌다. BLG는 곧바로 바론까지 챙기며 승기를 움켜쥐었다.

이후부터는 BLG의 운영이 빛났다. 바론 버프를 앞세운 BLG는 맵 전체를 장악했고, 글로벌 골드 차이를 4000이상 벌렸다. 30분경 정글 한타에서도 3킬을 쓸어 담으며 한화생명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32분에는 두 번째 바론까지 손에 넣었고, 세 번째 드래곤마저 확보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화생명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바이퍼’ 박도현을 끊어내며 마지막 반격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지만, 이어진 교전에서 다시 두 명을 내주며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마지막 한타에서도 BLG가 승리했다. 그대로 한화생명 본진으로 진격한 BLG는 에이스를 완성한 뒤 넥서스를 파괴하며 37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대규모 한타와 오브젝트 운영에서는 BLG가 한 수 위였다.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을 발휘한 BLG와 달리 한화생명은 결정적인 교전에서 연이어 무너지며 결승 직행 티켓을 내줬다.

무엇보다 이번 승부는 LCK와 LPL 1번 시드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컸다. 한화생명은 결국 BLG의 벽을 넘지 못하며 한국 챔피언의 자존심을 세우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결승 직행에는 실패했지만 한화생명에게는 최종결승진출전이 남아 있다. G2 e스포츠와 라이온 승자와 맞붙는다. 한화생명이 살아남아 BLG와의 리턴 매치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LCK의 마지막 자존심이 시험대에 올랐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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