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끝난 줄 알았던 승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제우스’ 최우제가 ‘바이퍼’ 박도현의 발을 묶는 영리한 플레이가 빛났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마침내 반격을 시작했다. 초반부터 주도권을 움켜쥔 한화생명은 이전 세트와는 다른 경기력으로 BLG를 압도했고, 귀중한 첫 세트를 따냈다.

한화생명은 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승자조 결승(결승 직행전) 3세트에서 BLG를 31분 만에 제압했다. 세트스코어는 1-2. 결승 직행을 향한 불씨를 가까스로 살려냈다.

이번에는 경기 시작부터 달랐다. 한화생명은 BLG 정글에서 ‘나이트’를 끊어내며 첫 킬을 신고했고, 바텀 주도권을 앞세워 첫 드래곤까지 확보했다. 1, 2세트 내내 끌려다녔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8분경 공허의 유충을 둘러싼 교전에서도 웃은 쪽은 한화생명이었다. 유충을 모두 챙긴 데 이어 킬까지 추가하며 초반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잠시 흔들리는 장면도 있었다. 바텀에서는 친정팀을 만난 ‘바이퍼’ 박도현이 ‘구마유시’ 이민형을 상대로 솔로킬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어 11분경 탑에서 다시 한번 ‘구마유시’를 잡아내며 BLG가 분위기를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이전 세트처럼 무너지지는 않았다. 13분경 탑 교전에서는 ‘카나비’ 서진혁이 ‘빈’을 잡아냈고, 비록 곧바로 ‘슌’에게 끊기기는 했지만 흐름을 완전히 내주지는 않았다. 이후 탑 1차 포탑을 철거하며 라인 주도권을 확보했고, 15분에는 ‘제우스’ 최우제가 ‘바이퍼’를 솔로킬하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이 순간부터 한화생명의 경기였다. 탑과 바텀에서 연이어 이득을 챙겼고, 미드에서는 구마유시가 포탑을 밀어내며 성장했다. 두 번째 드래곤까지 확보한 한화생명은 운영과 교전 모두에서 BLG를 앞서기 시작했다.

18분경에는 글로벌 골드를 4000이상 벌렸고, 전령을 활용해 탑 2차 포탑까지 무너뜨렸다. 바텀에서는 ‘제우스’가 ‘바이퍼’를 끈질기게 압박하며 BLG의 핵심 화력을 묶었다. 이 역할이 컸다. 23분경 세 번째 드래곤을 손쉽게 확보한 한화생명은 26분 BLG를 밀어낸 뒤 바론까지 챙기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바론 버프를 앞세운 한화생명은 BLG 본진으로 진격해 미드와 바텀 억제기를 차례로 파괴했다. 글로벌 골드는 어느새 7000이상 벌어졌다. 다른 선수들이 본진을 압박하는 사이 ‘제카’ 김건우는 영혼 드래곤까지 확보하며 BLG의 마지막 희망마저 꺾었다.

마지막 본진 앞 한타에서도 한화생명이 완승을 거뒀다.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하며 31분 만에 값진 한 세트를 만회했다.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던 1, 2세트와는 완전히 다른 경기였다. 초반 주도권, 오브젝트 관리, 라인 운영, 교전 집중력까지 모두 살아난 한화생명은 BLG를 상대로 처음으로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줬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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