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청문회에서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겠다. 있는 그대로 말씀드릴 것.”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문체위) 9일 전체 회의를 열어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실패를 두고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22일 개최하기로 한 것에 입장문을 내놓았다.
홍 전 감독은 이날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홍명보장학재단을 통해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국민 여러분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오래 고민했다”면서 “월드컵이 끝난 뒤 먼저 주어진 일은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결과는 감독인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동안 입장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사실인 양 알려지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더해졌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함께 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과 스태프까지 오해와 추측에 놓이는 모습을 보며, 침묵만 하는 게 옳은 일인지 돌아보게 됐다”고 적었다.
홍 전 감독은 “(월드컵 이후 귀국한 뒤) 미국에 머물게 된 건 결과를 외면하거나 피하기 위한 선택은 아니었다. 당시 저와 가족을 향한 협박과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가장으로 가족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라며 “어떤 이유로도 감독으로 해야 할 일을 외면하거나 국민 여러분을 피하려 했던 건 결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문체위는 이날 ‘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의결하면서 청문회에 부를 증인 13명과 참고인 10명 명단을 확정했다. 증인으로는 홍 감독과 정몽규 축구협회장, 이임생 전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이용수 협회 부회장,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김승희 협회 전무이사, 최영일·박항서 전 협회 부회장 등이다.


참고인 명단엔 ‘케이-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혁신위원인 이영표·박주호 해설위원 등이 포함됐다. 월드컵에 출전한 손흥민(LAFC), 황희찬(울버햄턴)도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홍 감독은 청문회와 관련해 “월드컵 결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설명드리는 자리다. 그 자리에 서야 할 사람도 감독인 저”라며 “감독으로 감당해야 할 책임 역시 혼자 끝까지 감당하겠다. 알고 있는 사실은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며, 어떠한 질문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끝으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보내주신 질책과 비판 하나하나를 무겁게 가슴에 새기겠다”고 했다.
청문회에서는 2년 전 국정감사장에서도 제기된 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 논란과 더불어 최근 월드컵 실패 이후 불거진 선수단 내분 의혹 등이 밀도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정 위원장은 “협회를 둘러싼 사태로 국민적 실망과 우려가 매우 크다”며 “체육 행정 전반의 공정성과 신뢰를 바로 세우도록 문체위가 중심이 돼 개혁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는 민주당이 단독으로 11개 상임·특위 위원장을 선출한 데 반발해 상임위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kyi0486@sportsseoul.com
다음은 홍명보 전 감독의 입장문 전문
국민 여러분, 홍명보입니다.
먼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음에도 월드컵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만들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감독인 저에게 있습니다. 기대와 응원에 보답하지 못했고,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렸습니다. 감독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국민 여러분께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월드컵이 끝난 뒤 제게 가장 먼저 주어진 일은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대표팀의 결과는 감독인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은 제 입장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사실인 양 알려지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까지 더해졌습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함께 대표팀을 위해 헌신했던 선수들과 스태프들까지 오해와 추측 속에 놓이는 모습을 보며, 침묵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머물게 된 것 역시 결과를 외면하거나 피하기 위한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저와 가족을 향한 협박과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켜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일을 외면하거나 국민 여러분을 피하려 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청문회와 관련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청문회가 열린다면 그 자리는 월드컵 결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설명드리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서야 할 사람도 감독인 저입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감독인 저에게 있습니다. 그렇기에 청문회가 열린다면 감독으로서 제가 감당해야 할 책임 역시 저 혼자 끝까지 감당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앞에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은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며, 어떠한 질문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보내주신 질책과 비판은 그 말씀 하나하나를 무겁게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홍명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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