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치 이익 한 방에…성과급 17조 떼고도 엔비디아 제쳤다

노사 리스크 털고 100% 가동…엔비디아향 ‘HBM4’ 공급 서두른다

용인·호남 2050조 원 ‘초격차 투자’…소부장 “인프라 병목 우려”

[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새롭게 썼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공급 능력과 맞물리며 경이적인 성과를 냈다.

◇ 분기 영업이익 89조 돌파…‘메모리 호황’ 최대 수혜

삼성전자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연결 기준)은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31%, 영업이익은 무려 1810.26% 급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게 됐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핵심 동력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단가 급등이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지며 가격이 치솟았고, 이는 사상 첫 ‘메모리 매출 110조 원 돌파’라는 대기록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는 약 350조 원에 달하며, 업계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8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충당금 17조 반영하고도 글로벌 1위 수준…경영 불확실성 해소

특히 이번 영업이익(89.4조 원)은 약 17조 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용 충당금을 미리 반영한 수치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1·2분기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한 실질적인 2분기 영업이익은 약 106조 5000억 원으로, 사실상 ‘분기 영업익 100조 원 시대’를 연 셈이다.

이는 지난 3년간(2023∼2025년)의 합산 영업이익(82조 9000억 원)을 단 1개 분기 만에 뛰어넘은 실적이자,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애플의 최근 분기 성과마저 초과하는 수준이다.

내부적인 발목을 잡았던 사법 및 노사 리스크도 완벽히 털어냈다. 법원이 노사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각하하면서 평택, 기흥 등 국내 핵심 현장은 현재 100% 가동 중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의 초기 물량 공급에도 한층 속도가 붙었다. 후속 제품인 HBM4E 12단 역시 신뢰성 테스트 수율이 70%를 넘어서며 양산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

◇ 2050조 원 ‘메가 프로젝트’ 가동…소부장 인프라 대책은 숙제

삼성전자는 막대한 현금 자산을 바탕으로 국내외 생산 기지를 대폭 확대해 초격차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용인 국가산단에 6기의 반도체 팹 라인을 구축하고, 비수도권인 호남권에도 400조 원을 투입해 메모리 팹 2기를 짓는 등 국내에만 총 2050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다만, 공격적인 증설 속도에 대해 공급망 최전선에 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의 우려도 나온다. 기존 계획보다 수년 앞당겨진 팹 완성 스케줄과 동시 구축 요구가 협력사들의 수용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장비업계 임원은 “현재 건설 물량만으로도 캐파(생산능력)가 한계에 달해, 섣불리 공급망을 늘렸다간 품질 보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토로했다. 용인 클러스터의 전력 인프라 확충 및 토지 보상 지연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며, 업계는 인프라 병목 리스크를 해소할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wsj011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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