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유럽 G2에 1-3 충격패

4세트 50분 혈투…MSI 조기 탈락

‘페이즈’ 펜타킬로 못 살렸다

[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역스윕 드라마는 끝내 쓰이지 않았다. 벼랑 끝에서 한 세트를 만회하며 역전을 노렸던 T1이 결국 유럽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살아있는 전설 ‘페이커’ 이상혁의 8년 만의 MSI 정상 탈환 도전도 또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T1은 8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패자조 2라운드에서 G2 e스포츠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T1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짐을 싸면서 대전컨벤션센터는 충격에 휩싸였다.

4세트 초반 분위기는 완벽한 T1의 페이스였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도란’ 최현준이 탑에서 브로큰블레이드를 솔로킬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미드에서는 이상혁이 캡스를 상대로 솔로킬을 터뜨렸고, 바텀 듀오까지 연이어 킬을 올리며 경기장은 “T1! T1!”을 외치는 팬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초반 주도권은 확실히 T1의 몫이었다. 첫 드래곤에 이어 공허의 유충까지 확보했고, G2의 다이브 시도도 이상혁의 빠른 합류로 받아치며 오히려 이득을 챙겼다. 이전 두 세트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이었다. 특유의 과감한 교전과 유기적인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G2를 몰아붙였다.

14분경에는 다시 한번 도란이 솔로킬을 만들어냈고, 이어진 미드 교전에서도 T1이 3킬을 쓸어 담으며 전령까지 확보했다. 23분경 드래곤 한타에서도 승리하며 세 번째 드래곤을 가져온 T1은 분명 승기를 잡는 듯했다.

명장면도 나왔다. 27분경 바론 앞 한타에서 ‘페이즈’ 김수환이 폭발했다. 상대를 차례로 정리하며 ‘펜타킬’을 완성했고, 대전컨벤션센터는 이날 가장 큰 함성으로 흔들렸다. 누구나 T1의 승리를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G2는 끝까지 무너지지 않았다. 29분경 드래곤 한타에서 T1은 드래곤과 함께 에이스를 허용하며 흐름을 내줬다. 이후 G2는 바론과 드래곤을 차례로 확보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서서히 되찾았다.

승부는 장기전으로 흘렀다. 50분에 육박하는 혈투 속에서도 T1은 끝까지 버텼다. G2가 바론 버프를 앞세워 밀어붙일 때마다 본진에서 끈질기게 저항했고, 쌍둥이 포탑 앞에서는 3킬을 추가하며 마지막 희망을 이어갔다.

46분경 장로 드래곤까지 확보하며 역전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지만, G2의 노련함은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다시 바론을 챙긴 G2는 49분 마지막 총공세에 나섰다. T1은 끝까지 수성하며 기적을 노렸지만, G2는 정면 승부 대신 빈틈을 파고드는 침착한 운영으로 넥서스를 파괴했다. 50분 혈투의 승자는 결국 G2였다.

플레이-인을 9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우승 기대를 키웠던 T1은 브래킷 스테이지에서 G2라는 복병을 넘지 못했다. 특히 이상혁은 MSI 최초 통산 100승이라는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지만, 그보다 간절했던 우승컵은 끝내 손에 넣지 못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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