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ML 데뷔’ 보이는 고우석
이제부터 시작…다음 목표는 ML 생존
트리플A서 본인 구위는 확인
좋지 않은 미네소타 불펜도 고우석에겐 기회

[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버티고 버틴 끝에 마침내 꿈의 그리던 ‘빅리그’ 입성이 눈앞이다. 다만 여기서 끝나선 안 된다. 이제 ‘진짜 시작점’에 섰다고 할 수 있다. 다음 목표는 ‘최대한 오래’ 1군에서 살아남는 거다. 팀 사정상 가능성은 충분하다.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게 된 고우석(28) 얘기다.
6일(한국시간) 미국 현지 매체에서 고우석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선수 이적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미네소타가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디트로이트로부터 고우석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고우석은 에이전시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이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디트로이트에서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했다. 트리플A에서 호성적을 냈지만, 콜업은 요원했다. 40인 로스터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게 아무래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미네소타에선 얘기가 다르다. 계약 조항에 따라 미네소타 이적 직후 26인 로스터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정말 길었던 기다림이다. 2023년 고우석은 LG의 ‘29년 만의 통합챔피언’ 등극을 도운 후 메이저리그(ML)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었다. 이때만 해도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그러나 2024시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방출의 아픔도 맛봤다.

샌디에이고를 나온 후 여러 팀을 오가면서 ML 진입을 노렸다. 상황이 쉽진 않았다. 지난 5월엔 ‘친정’ LG가 손을 내밀며 국내 복귀에 관한 얘기도 나왔다. 고우석의 선택은 도전이었다. LG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미국에 남았다. 그리고 마침내 2년 반 넘게 이어 온 도전의 결실이 보인다.
그동안 ML 로스터에 들기 위해 싸웠고 목표를 이뤘다. 기쁨은 잠시다. 또 다른 ‘경쟁’ 시작이다. 이제는 ML에서 생존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고우석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이제 다시 출발점에 서게 됐다. 응원해주신 만큼 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단 고우석의 개인 컨디션은 좋아 보인다. 올해 트리플A에서 19경기 동안 27.2이닝 동안 3승1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홈런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게 고무적이다. 미국 진출의 기반이 된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마이너리그서 경쟁력을 뽐냈다.
이에 더해 미네소타의 좋지 않은 불펜 상황도 고우석 개인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올시즌 미네소타는 아메리칸리그(AL) 중부 3위를 달리고 있다.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 진출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인데 불펜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28로 AL ‘꼴찌’다.

지난해까지 미네소타 불펜은 꽤 강했다. 문제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포스트시즌이 어려워진 트레이드 마감 시점에 불펜 핵심 자원들을 내보냈다. 이후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올해는 포스트시즌 경쟁이 되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불펜 보강이 시급해졌다. 고우석을 영입한 이유로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뭔가를 보여주기만 한다면 개인과 팀 모두에게 그야말로 ‘대박’이다. 1994년 박찬호 이후 30번째 한국인 빅리거 탄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건은 마련됐다. 이제 중요한 건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는 거다. skywalk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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