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 논란
타이틀 스폰서 ‘관망’ 비난에 억울함 토로
“관계 단절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우리탓”
“국내 선수 출전 확대 막을 이유 전혀 없어”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한국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BMW코리아가 칼을 빼들었다. 밸 수 있는 게 많진 않지만, 소모적인 논쟁을 끝낼 정도는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미지수이긴 하다. 그래도 70억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메인 후원사가 중재하면, 문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제 공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로 넘어갔다.
국내 여론, 특히 스포츠마케팅 쪽으로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던 BMW 코리아가 이례적으로 메시지를 냈다. BMW코리아는 3일 “더 많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이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 두 협회가 원만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주어진 권한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스포츠서울에 알려왔다.

BMW 코리아가 입장을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관심’ ‘관망’ ‘한국패싱’ 등의 비판여론이 억울해서다. 업체측은 “국내에서 치르는 글로벌 대회인데, 당연히 자국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게 좋지 않겠나. 계약상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지만, 2019년부터 6년 간(2020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간 개최한 대회여서 성공적으로 치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LPGA투어 선수들의 출전 규모를 두고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얘기는 이미 들어 알고 있다. 우리로서도 추천선수 티오(TO) 등을 완전히 포기하고, KLPGA투어 선수 10명이라도 출전할 수 있도록 LPGA측에 요청했다. 현재로선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강변했다.
이 관계자는 “협의라는 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해야지 않을까 싶다. LPGA와 2029년까지 이 대회를 개최하기로 계약했고, 올해 10명 출전을 시작으로 양측 협회가 원만하게 협의해 규모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BMW코리아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초대 대회였던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다. 2019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KLPGA투어와 공동 주관 형태로 열렸다. KLPGA투어 선수 30명이 출전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했고 ‘국내파’였던 장하나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에 국내 최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격했으니 당연히 흥행도 폭발했다. ‘구름갤러리’라는 수식어가 모자랄 만큼 많은 팬이 몰렸다. 수십억을 쏟아부은 BMW코리아로서도 돈 쓴 보람을 느낄 만했다.

하지만 KLPGA 집행부가 바뀐 뒤 양측의 교류가 단절됐다. BMW코리아 측은 “교류가 단절된 시기에도 음으로 양으로 가교 구실을 하려고 노력했다”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러는 사이 대회 연장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때까지도 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센 언니’들의 기싸움에 새우 등 터질 위기에 처한 BMW코리아는 ‘적극적인 중재’를 카드로 꺼내들었다. LPGA로서도 최상급 후원사의 요청을 쉽게 묵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LPGA도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증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년이후 치를 대회부터라도 KLPGA투어 출전선수 확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둘 수만 있어도 이렇게까지 단호한 입장을 취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내년에는 우리쪽 선수 규모를 확장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LPGA 커미셔너는 단칼에 노(No)라고 답변했다. 협상 테이블에 올린 의견을 검토도 없이 자르는 건 외교적으로도 매우 무례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LPGA의 오만함이 엿보이는 장면이다.

어쨌든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메인 후원사는 양 협회의 ‘동반성장’을 바라고 있다. 총상금과 이동경비, 체제비 등을 모두 부담하는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요구로 보인다. LPGA가 아시안 스윙 때 기대는 후원사 중 BMW만큼 글로벌 파급력을 가진 기업은 없다. 한국 시장 규모도 대놓고 무시할 만큼 작지 않다.
이제 LPGA가 답할 차례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하다. 돈쓰고 욕먹는 걸 좋아하는 기업은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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