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롯데오픈 2R 김효주와 동타
개막전 톱10 이후 과욕 탓 조급증만 커져
“퍼팅 스트로크 바꾸고 마음 비우니 집중”
“톱 10이 1차 목표, 리듬 유지가 더 중요”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금주? 아직 하고 있죠. 쉬는 날 없이 훈련, 웨이트트레이닝만 반복해요.”
‘골프선수의 삶’을 느끼겠다던 ‘얼굴 천재’의 약속은 아직 유효하다. 욕심이 과했다는 것을 인정하니 ‘비우는 것의 중요성’도 새삼 깨달았다. ‘얼천’ 이세희(29·삼천리)가 다시 뛴다.
이세희는 3일 베어즈베스트 청라 컨트리클럽(파72·689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16회 롯데 오픈(총상금 12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적었다. 전날 마지막홀(9번홀) 샷이글로 탄 흐름을 이날도 이은 셈이다.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무빙데이 이후로도 현재 기세를 이으면,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이세희는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대회 1차 목표는 톱10이다. 조급하지 않고, 차분하게 매 홀 집중해 나만의 리듬대로 경기하는 게 최대 목표”라고 강조했다. 느낀 게 있어서다.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국내 개막전으로 치른 더 시에나 오픈에서 7위를 차지해 ‘올해는 다르다’를 외쳤다. 시즌 초반 대회를 꾸준히 치러 두산 매치플레이 출전권도 따냈다. 그런데 E1채리티 오픈에서 시즌 첫 컷오프 탈락을 경험한 뒤 성적이 널을 뛰었다.

이세희는 “욕심이 화근”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시즌 초반 흐름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더 잘하고 싶어 욕심을 냈다. 스코어에 집착하기 시작했고, 컨디션이나 샷이 받쳐주지 않아 답답했다. 스트레스가 쌓였던 게 들쑥날쑥한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할 수 있는 건 초심을 되찾는 것뿐이다. 초심을 찾아도 당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찾기 어렵다. 그 역시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 마음을 비우니 잘 풀어가는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여러 문제들 중 이번 대회에서는 ‘퍼트’를 풀고 있다. 이세희는 “크게 바꾼건 아니”라며 “감각을 깨우는 데 집중했다. 팔꿈치 각도나 백스트로크 때 헤드가 아닌 그립을 먼저 보내는 느낌으로 궤도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퍼트가 따라주니 성적도 올라갔다. 공교롭게도 장마가 시작돼 코스 컨디션도 달라졌다. 시기적으로 퍼트에 신경쓸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이세희는 “코스나 그린 모두 부드러운 편이다. 공을 잘 받아준다”면서도 “그린스피드가 빠르지 않아서, 잔디가 길게 느껴진다. 그린 결에 신경써서 플레이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중하게, 한 타 한 타 집중하고 있지만, 타고난 흥까지 제어하지는 못한 눈치. 롯데 오픈은 18번홀 그린에 스탠드를 설치하고, 경쾌한 음악으로 선수들을 반긴다. 덕분에 선수나 갤러리 모두 파티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세희는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알거나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가사에 신경이 쏠린다. 오늘(2라운드)은 ‘빠져 빠져’라는 가사가 들렸는데, 퍼트가 빠져서 속상했다”며 웃었다.

파티분위기는 즐기지만 시즌 초 자신과 약속한 것을 지키고 있다. 그는 “여전히 ‘골프선수의 삶’을 지킥고 있다. 철저하게 금주 중”이라고 강조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욕심을 내려놓는 두 가지 축을 유지하는 게 우승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눈치다.
그는 “선두권으로 무빙데이를 치르지만, 달라질 건 없다. 지금 컨디션과 퍼트 감각을 마지막 날까지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톱10을 목표로 차분하게 남은 라운드를 치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얼천의 반전 드라마’가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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