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과달라하라=김용일 기자]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늘도 ‘홍명보호’를 버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일에 조 3위 간 순위에서 10위로 밀려나며 탈락했다. 그는 다음 날인 29일 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2018 러시아 대회(1승2패) 이후 8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짐을 쌌다.

이번 북중미 대회는 사상 첫 48개국 체제로 열렸다. 32개국 체제에서는 토너먼트가 16강부터 열렸으나 이번엔 32강부터다. 조별리그에서 3위를 기록한 12개국 중 상위 8개국이 와일드카드로 32강에 합류하는 시스템이다.

조별리그 A조에서 경쟁한 한국은 체코와 1차전에서 2-1 역전승했지만 멕시코와 2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3차전에서 나란히 0-1로 져 1승2패(승점 3)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최하위를 달리던 남아공에 무기력하게 져 충격파가 어마어마했다. 그럼에도 조별리그를 끝냈을 때 조 3위 간 순위에서 4위에 매겨져 32강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이후 불운의 연속이었다.

조별리그 최종일인 28일까지 사흘간 열린 9개 조 경기에서 3개의 경우의 수만 이뤄져도 32강 진출이 가능했는데, 거짓말처럼 빗나갔다. 결국 K조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에 1-3 역전패하며 한국의 32강행은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최종 34위로 대회를 마쳤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A대표팀을 이끌었다가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 지도자로 첫 실패를 맛본 홍 감독은 울산HD의 K리그1 2연패(2022~2023)를 이끌며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2024년 8월 두 번째로 A대표팀 사령탑이 돼 북중미 대회에 도전했는데 또다시 고개를 떨어뜨렸다.

한국은 체코전에서 이기고 멕시코에 지긴 했지만 비교적 좋은 경기력으로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남아공전에서 믿기 어려운 처참한 경기력을 보였다. 여전히 ‘납득이 안 되는 경기’로 남아 대표팀을 둘러싼 여러 루머가 나돌았다. 홍 감독은 일각에서 나온 선수단 내분설과 관련해 “전혀 그런 게 없다”면서도 남아공전 부진을 두고 “왜 갑자기 그랬는지 당황스럽다”고 말한 적이 있다. 코치진도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미스터리’한 답변이 나왔는데 이유야 어찌 됐든 ‘팀 매니지먼트’의 실패로 볼 수 있다.

가뜩이나 홍 감독은 A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을 때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 논란이 불거져 덩달아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보여 국정감사장까지 서게 되면서 대중의 응원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그럼에도 신구 조화를 바탕으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본선 체코전 승리까지 반전의 디딤돌을 놨는데 물음표가 가득한 조별리그 막바지를 보내며 끝내 다시 실패를 맛봤다.

대표팀 ‘캡틴’으로 커리어 네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손흥민(LAFC)도 무득점으로 쓸쓸하게 대회를 마쳤다. 한 골만 넣었다면 박지성, 안정환(이상 3골)을 넘어 한국인 역대 월드컵 최다골 보유자가 될 수 있었는데 조별리그 3경기에서 침묵한 데 이어 팀의 32강행 불발로 고개 숙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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