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댈러스=정다워 기자] 홍명보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고지대 적응. 체코는 아예 ‘망각’을 답으로 정한 모양새다.
체코는 유럽축구연맹(UEFA) 예선 플레이오프를 거쳐 2026 북중미월드컵 막차를 탄 팀이다. 4월 1일에서야 본선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에 베이스캠프를 결정할 선택권이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미리 결정한 장소에 들어가는 수순이었다.
다른 곳이라면 이슈가 되지 않겠지만, 12일 한국과의 첫 경기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소화해야 하는 게 문제다. 과달라하라는 해발 약 1500m의 고지대다. 한국으로 따지면 한라산에서 축구를 해야 한다. 댈러스의 평균 해발은 150m 정도에 불과하다. 고지대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게다가 한국은 지난 6일 과달라하라에 입성했다. 충분한 적응기를 보낼 여유가 있는 편이다. 베이스캠프였던 솔트레이크 시티의 해발도 과달라하라와 유사해 고지대 부담도 줄였다. 체코와 비교하면 환경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체코 입장에선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비수 야로슬라프 젤레니는 “불평할 필요는 없지만 솔직히 우리가 경기를 치르지 않는 지역의 베이스캠프에 온 게 공정한지 모르겠다”라며 “이동이 너무 잦다. 비행기을 3시간 반 이상 탄다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라는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불만을 뒤로 하고 체코는 애초에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에 고지대 적응은 불가능한 과제였다. 이 점을 인지하고 있는 체코 대표팀은 경기 장소에 아예 늦게 가기로 했다. 경기 하루 전날 이동해 공식 기자회견, 훈련을 소화한 뒤 다음 날 곧바로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다. 고지대 이슈를 아예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 임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다른 수비수 로빈 흐라나치는 “우리는 고지대에 맞춰 훈련을 진행해 왔다. 고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늦게 과달라하라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개인적으로 전혀 두렵지는 않다. 오히려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중요한 건 정신력이다.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고 첫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사실상 과학적인 방법보다는 ‘멘털’이 중요하다는 게 체코 대표팀의 분위기다.
과학적으로 치밀하게 계산해 솔트레이크 시티를 거쳐 과달라하라에 입성한 홍명보호와 달리 체코는 오직 정신력에 의존해 1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극명하게 다른 두 팀의 준비 방식이 어떤 차이를 불러올지는 미지수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