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김용일 기자] 어느덧 베테랑이 돼 커리어 세 번째 월드컵을 바라보는 축구대표팀 ‘황소’ 황희찬(울버햄턴)은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황희찬은 9일(한국시간) 한국의 월드컵 베이스캠프 훈련장이 있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과 만나 “세 번째 월드컵이다. 영광스럽다. 매 경기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내가 잘할 부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A매치 79경기에서 17골을 넣은 황희찬은 커리어 첫 월드컵이던 2018 러시아 대회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뛰었다. 직전 2022 카타르 대회에서는 부상으로 초반 뛰지 못했는데,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2-1 승)에 후반 교체 투입돼 추가 시간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극적인 결승포로 연결, 한국 축구 월드컵 역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을 이끈 적이 있다. 당시 브라질과 16강전(1-4 패)에도 뛰었다.

2026 북중미 대회는 김민재, 황인범 등 1996년생 동갑내기와 전성기 나이에 누비는 월드컵이다. 그는 “당연히 서로 잘 이해한다. 경기장에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안다. 매 대회가 특별하지만, 특히 이번엔 우리가 더 많은 역할을 하면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소속팀에서 아픔을 겪었다. 울버햄턴은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하위에 머물며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했다. 황희찬은 리그 26경기를 뛰며 2골2도움을 기록했는데, ‘월드컵이 또다른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는 말에 “이적하기 위해 대표팀에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며 “늘 대표팀에서는 나를 내려놓고 뛴 것 같다. 최대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태극마크만 바라보고 뛸 것을 다짐했다.

12일 예정된 체코와 운명의 조별리그 A조 1차전 땐 얄궂은 운명과도 마주한다. 울버햄턴 동료인 센터백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와 정면충돌한다. 둘은 지난시즌 한솥밥을 먹으며 EPL을 누볐다. 지로나(스페인)에서 울버햄턴으로 임대된 크레이치는 4월에 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으나 이전까지 꾸준히 경기를 뛰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서로를 향해 “우리가 이긴다”고 장난을 쳤다는 황희찬은 “(크레이치는) 똑똑하다. 전술적으로도 코치진과 선수가 의지하는 선수다. 당연히 경계해야 할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좋은 선수지만 우리도 좋은 선수가 많기에 디테일한 부분을 잘 얘기해서 꼭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차전 상대인 ‘홈 팀’ 멕시코의 간판 골잡이 라울 히메네스(풀럼)와도 울버햄턴에서 2021~2023년 두 시즌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황희찬은 “(히메네스의) 울버햄턴 시절 굉장히 친했다. (토트넘의) 흥민이 형과 케인처럼 우리도 여러 장면을 많이 만들려고 훈련장부터 노력한 적이 있다. 실제 히메네스의 도움을 받아 골을 넣은 기억도 있다”며 “늘 반갑다. 큰 선수와 같이 뛴 게 좋은 추억이다. 경기장 상대로 만나는 것도 기쁜 일”이라고 웃었다.

다음은 황희찬과 일문일답

- 월드컵 앞둔 각오는.

세 번째 월드컵이다. 영광스럽다. 잘 준비하는 만큼 매 경기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내가 잘할 부분에 집중하겠다.

- 카타르 시절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에도 손흥민과 합작품을 만들고 싶나.

당연히 그런 장면이 다시 나오면 팀에, 우리나라에 좋은 일이다. 더 많이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 잘 다듬어서 매 경기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 (울버햄턴 동료로 지낸 멕시코의) 라울 히메네스와 월드컵에서 상대하는데.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경기(번리전) 때도 만나서 얘기했다. 울버햄턴 시절 굉장히 친했다. (토트넘의) 흥민이 형과 케인처럼 우리도 여러 장면을 많이 만들려고 훈련장부터 노력한 적이 있다. 실제 히메네스의 도움을 받아 골을 넣은 기억도 있다. 늘 반갑다. 큰 선수와 같이 뛴 게 좋은 추억이다. 경기장 상대로 만나는 것도 기쁜 일이다.

- 1차전 상대인 체코의 주장인 크레이치도 울버햄턴 동료로 한 시즌을 함께 했는데, 월드컵 앞두고 나눈 얘기는?

팀에서 가장 친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밥도 같이 먹고 따로 얘기도 많이 한다. (월드컵 앞두고) 장난을 많이 쳤다. 서로 ‘우리가 이긴다’고. 전술 얘기가 아닌 각자 팀 상황도 주고받았다. 월드컵 최종 예선이 어땠는지, 유럽 플레이오프는 어땠는지 등이다. (크레이치는) 똑똑하다. 전술적으로도 코치진과 선수가 의지하는 선수다. 당연히 경계해야 할 선수 중 한 명이다. 좋은 선수지만 우리도 좋은 선수가 많기에 디테일한 부분을 잘 얘기해서 꼭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 김민재, 황인범 등 1996년생 동갑내기와 전성기 나이에 월드컵을 맞이하는데.

우리 셋 만의 월드컵은 아니다. 모두에게 특별하다. 굳이 셋의 관계를 얘기하면 어려서부터 친했다. 모든 부분을 소통한다. 그래도 아직 중간 역할이다. 선참 형들과 어린 친구 사이에 있다. 최대한 후배가 편하도록 얘기하려고 한다. 형들과도 잘 어울린다. 당연히 서로 잘 이해한다. 경기장에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안다. 매 대회가 특별하지만, 특히 이번엔 우리가 더 많은 역할을 하면서 도움이 되고 싶다.

- 체코 수비진의 뒷공간을 공략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현재까지 잘 준비하는 것 같다. 최선참 승규 형부터 훈련파트너 기욱이, 상윤이까지 좋은 모습을 보인다. 최대한 잘 다듬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미팅을 통해 상대 수비라인 뿐 아니라 공략해야 할 점을 준비하고 있다. 월드컵은 결과가 중요하다. 그중 첫 경기가 중요하다. 지난 번(2022 카타르)에도 첫 경기를 잘 치러 다음 경기가 좋았다고 본다. 최대한 만들어내겠다.

- 체코전 공략법을 대략 파악했나.

월드컵에 나온 팀 모두 공격에서 한 방을 지녔다. 수비도 탄탄하다. 팀으로 (전술을) 얘기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지녀야 팀으로 시너지를 낸다. 최고의 선수가 모였기에 시너지를 잘 내도록 하겠다.

- 지난시즌 팀이 강등하고 주춤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이고 싶은 의지가 강할텐데.

이적하기 위해서 대표팀에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늘 대표팀에서는 나를 내려놓고 뛴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팀이 좋은 결과를 냈다. 그런 경험이 많다. 최대한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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