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2년 연속 월드시리즈(WS) 제패가 3연패 걸림돌로 작용한다면? 게다가 투수진의 체력 회복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변수까지 겹치며 다저스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다저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 백투백 WS 우승을 차지했다. 토론토와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1점 차 승리를 따냈고, 21세기 메이저리그(ML) 첫 WS 2연패를 달성한 영광까지 누렸다. 최종전은 물론, 시리즈 내내 명장면이 속출한 덕분에 아직도 야구팬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승리에 취할 법도 하지만, 다저스의 시선은 2026년을 향한다. 다저스가 벌써 내년 시즌 준비에 한창이라고 전한 LA 타임즈는 “초점은 당연히 전력 보강”이라면서도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기존 선수들의 피로 누적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되레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최근 발목 수술 예정 사실을 밝힌 토미 에드먼을 언급하며 “고메스 단장은 에드먼의 복귀 시점을 스프링캠프에 맞췄다면서도 무리해서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며 “아직 수술 전인 만큼 재활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궁극적 목표는 언제나 10월까지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다저스는 매 시즌 포스트시즌(PS) 진출이 유력한 팀이다. 워낙 선수층이 두꺼운 까닭이다. 매체는 “올시즌 역시 잦은 선발진의 부상에도 PS를 온전하게 치를 수 있었던 이유”라고 인정하면서도 “다만 갈수록 그 균형을 잡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내년이면 주전급 선수들도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2년 연속 가을야구 완주가 남긴 후유증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복된 과부하에 선수단 역시 한계를 느낄 것이라고. 무엇보다 투수진의 체력이 관건이라면서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나우 등 모두 2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야마모토의 경우 무려 37.1이닝을 던졌다. 완투도 두 번인 데다가, WS 6,7차전에서 연투까지 벌였다. 문제는 누적된 피로가 다음 시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내년 3월에 열리는 WBC도 커다란 복병이다. 올해 다저스 WS 우승 주역인 ‘일본인 삼인방’ 오타니와 야마모토, 로키 사사키가 일본 대표팀에 차출될 가능성이 높다. 매체는 “PS 강행군과 사사키의 부상을 고려하면 차출을 미루거나 투구 수에 제한을 걸 수 있겠지만, 일본에서 WBC의 위상은 WS보다 높다”고 언급했다.
이어 “‘휴식’을 권하는 자체가‘ 문화적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직전 WBC 우승팀인 만큼 일본 현지에서 이들에게 거는 기대 또한 상당하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고메스 단장은 “아직 WBC에 관해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며 “곧 대표팀으로부터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현재로서는 추측에 불과하다. 고메스 단장은 “선수들 모두 자기 관리가 철저한 편”이라며 “주요 선수들이 몇 년 사이 크고 작은 부상을 겪었고, 세대교체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시즌 중에도 하루쯤은 쉬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S 강행군이 남긴 피로와 WBC 일본인 삼총사 차출 이슈를 조율하지 못 한다면 다저스의 3연패 시나리오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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