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홈런 4개 vs 1개. 이번 평가전을 통해 한국과 일본 대표팀이 각각 기록한 홈런 개수다. 투수력은 일본이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점했지만, 타선에서 총 15안타를 때려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국가대표팀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총 4번의 평가전을 치렀다. 내년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앞서 전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최종 성적은 2승1무1패. 상대적으로 전력에서 차이가 나는 체코는 연이틀 안방에서 무너뜨렸는데, 일본과 경기에서는 10년 동안 이어진 연패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마지막 2차전에서 9회말 김주원의 동점포를 앞세워 극적인 7-7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대대적인 세대교체 바람이 부는 가운데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선수단의 절반 이상인 22명이 도쿄돔 미경험자였을 뿐 아니라, 세계랭킹 1위 일본을 상대로 유의미한 점수를 뽑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통산 2038안타를 때려낸 일본프로야구(NPB) 타자이자 오릭스와 히로시마 등에서 명코치로 활약한 아라이 히로마사 해설위원 역시 “절대 방심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 일본은 두 경기 통틀어 1차전에서 5회말 무사 1,2루 득점권에서 이호성의 초구를 공략해 역전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린 기시다 유키노리가 유일하다. 한국 대표팀은 제구 난조로 골머리를 앓은 반면 첫날 4회초 안현민의 2타점 아치에 이어 송성문은 백투백 홈런을 날렸고, 2차전에서도 8회말 안현민의 추격의 솔로포와 9회말 김주원의 동점포가 터졌다.

아라이 해설위원 또한 이 점에 주목하며 “한국 타자들은 파워가 좋고, 스윙도 과감하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일본 투수진이 맞은 4홈런은 모두 속구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강한 속구라도 코스가 높으면 언제든 한 방을 맞을 수 있다”며 “결정구는 가급적 변화구를 던지는 게 낫겠다는 느낌까지 들었다”고 회상했다.

1차전 11-4 대승과 2차전 7-7 무승부 역시 자력으로 따냈다기보다는 득점의 상당 부분이 한국 투수진의 사사구에서 비롯됐다고 냉철하게 자평했다. 그는 “2경기 동안 홈런을 때린 타자는 1차전에서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긴 기시다 뿐”이라며 “한국 투수들의 강속구를 받아친 적은 없었다. 빅리거들이 참여하진 않았지만, 파워만 놓고 보면 한국이 더 앞서 있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일본으로서도 또 하나의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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