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미개봉작을 모아 ‘김창민 영화제’ 열고파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김창민(40) 감독이 세상을 떠나며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다.

김 감독은 10월 20일 뇌출혈로 쓰러진 후 투병을 이어왔다. 그러다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하여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김 감독은 2016년 ‘그 누구의 딸’, 2019년 ‘구의역 3번 출구’를 연출했다.

‘그 누구의 딸’은 성범죄자를 아버지로 둔 딸이 주위의 시선을 피해 이사를 다니며 겪는 내용으로 2016년 경찰 인권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사람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함께 이야기하고 위로하길 원했던 따뜻한 영화인이었다.

또한, ‘대장 김창수’(2017) ‘마녀’·‘마약왕’(2018) ‘천문:하늘에 묻는다’(2019)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 ‘소방관’(2024) 등의 다양한 장르와 규모의 작화팀으로 활발히 참여하는 등 한국영화 최일선에서 활동했다.

가족들은 김 감독이 깨어나길 희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생의 희망은 사라지고, 그 과정에서 아픔만 주는 것 같아 힘들어했다.

결국 가족들은 김 감독이 평소 “삶의 끝에 다른 생명을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는 뜻을 자주 밝혔기에, 기증을 결심했다.

김 감독의 부친은 “아들아, 영화로 네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했고, 이제야 너의 작품들이 세상이 나오게 됐는데 그 결실을 눈앞에 두고 떠나는구나. 너의 이름으로 영화제를 만들어 하늘에서라도 볼 수 있게 할 테니, 하늘에서는 편하게 잘 지내렴. 사랑한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김창민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과 이야기하고자 했던 김창민 님이 삶의 끝에서 나눈 사랑은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되어 누군가의 시작이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