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진업 기자]고(故) 김창민 감독이 삶의 마지막에서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하며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7일 강동성심병원에서 김창민(40세) 님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어 떠났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10월 20일 뇌출혈로 쓰러진 뒤 투병을 이어오다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평소 가족들에게 삶의 끝에 다른 생명을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는 뜻을 자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가족들은 김 감독의 뜻에 따라 마지막 길에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며 기증을 결심했다.

서울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감독은 어릴 적부터 음악과 영화에 관심이 많았고, 섬세하고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군대 제대 후 영화 제작 일을 시작하여 작화팀, 각본, 연출 등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해왔다.

김 감독은 영화를 통해 사람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함께 이야기하고 위로하길 원했던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된다.주요 연출작으로는 2016년 경찰 인권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단편 ‘그 누구의 딸’, 2019년 ‘구의역 3번 출구’ 등이 있다. 또한, ‘대장 김창수’(2017), ‘마녀’(2018), ‘마약왕’(2018), ‘천문: 하늘에 묻는다’(2019),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 ‘소방관’(2024) 등 다양한 규모의 영화에 작화팀으로도 활발히 참여하며 영화 현장의 실무 경험을 쌓았다.

김 감독의 아버지는 “아들아, 영화로 네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했고, 이제야 너의 작품들이 세상에 나오게 됐는데 그 결실을 눈앞에 두고 떠나는구나. 너의 이름으로 영화제를 만들어 하늘에서라도 볼 수 있게 할 테니, 하늘에서는 편하게 잘 지내렴. 사랑한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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