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얼마전 끝난 APEC 정상회의에서 K-뷰티가 글로벌 뷰티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그저 관심 정도에 끝난 게 아니다. 그 이후 국내 화장품 업계가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K-스킨케어’와 더마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비건·저자극·기능성 중심의 ‘클린뷰티’ 카테고리가 트렌드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어들은 ‘성분의 투명성’과 ‘윤리적 생산 과정’을 최우선 가치로 요구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히 ‘좋은 제품’이 아닌, 환경·사회·건강을 모두 고려한 제품 스토리와 연구 데이터 기반의 기능성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주요 기업들도 전략 수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유럽 더마 시장 공략을 위해 비건 인증 원료와 피부 장벽 연구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제품군을 앞세우고 있고, LG생활건강은 미국 리테일 유통을 확대한 데 이어 클린 성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K-뷰티의 강점으로 꼽혀온 ‘빠른 제품 개발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는 모양새다.

뷰티 테크 분야의 매출 성장세도 눈에 띈다. LED 마스크·클렌징 디바이스 등 홈케어 디바이스 시장이 확대되며 ‘디지털 웰니스’, 즉 건강 관리와 뷰티 케어의 융합이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뷰티테크는 단순 뷰티 제품이 아니라 개인 헬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웰니스 산업으로 확장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 화장품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성분 안전성과 기능성의 과학적 근거 확보, 지속가능성과 ESG 기반의 브랜드 스토리 구축, 홈케어 디바이스와 연계된 데이터 기반 구독 서비스 모델 등 사업 구조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제 K-뷰티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플레이어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말하자면, 트렌드를 정의하는 중심이 됐다고 할 수 있다. 클린뷰티와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을 선도하는 기업이 향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것도 확실해 보인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 .

greg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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