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큰 웃음은 없어도 소소한 웃음이다. 전작 ‘30일’에서 보여줬던 익숙한 개그 코드다. 그러나 한 번은 웃기지만 두 번째부턴 식상함의 기로에 선다. 남대중 감독과 강하늘의 재회 ‘퍼스트 라이드’가 또 한 번 흥행을 이끌 수 있을까.

‘퍼스트 라이드’는 끝을 보는 전교 1등 출신 태정(강하늘 분), 조금 부족하지만 해맑은 도진(김영광 분), 잘생긴 연민(차은우 분), 주지 스님의 아들 금복(강영석 분)과 사랑스러운 옥심(한선화 분)까지 24년 지기 친구들이 떠나는 첫 해외여행을 담았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작품은 이들의 첫 인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연민에게 먼저 손을 내민 태정, 도진, 금복 덕분에 이들은 절친이 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함께한 이들은 각기 다른 꿈을 가졌음에도 함께 있을 때 ‘바보’가 되는 즐거움으로 뭉친다.

돈독한 이들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은 여행에 대한 추억이다. 글로벌 DJ를 꿈꾸는 연민과 도진은 우상인 DJ 사우스를 만나기 위해 태국 송끄란 뮤직 페스티벌로 향한다. 여기에 태정, 금복, 옥심까지 합류한다. 과연 이들은 마침내 꿈꾸던 여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익숙한 조합이다. 지난 2023년 영화 ‘30일’로 흥행에 성공한 남대중 감독과 강하늘의 재회 때문이다. 이미 한 번 코미디로 성공을 맛봤다. ‘퍼스트 라이드’ 역시 새 도전보단 비슷한 궤를 따라간다. 강하늘의 주특기인 지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코믹 연기부터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말맛 나는 대사가 그러하다.

등장인물이 다섯명이니 쉴 새 없는 티키타카가 오간다. 남대중 감독 특유의 유머 감각이 빛을 발한다. 빠르게 이어지는 대사 속공은 박장대소는 아니더라도 ‘피식’을 유발한다. 큰 웃음은 없어도 작은 웃음들이 있다.

인물들의 조합도 좋다. 망가지는 강하늘과 해맑은 김영광, 엉뚱한 강영석이 보여주는 호흡이 유쾌하다. 실제 ‘찐친’ 같은 ‘케미’다. 여기에 ‘비주얼 천재’ 차은우까지 더해졌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은 나를 보면 웃었다”는 대사와 함께 차은우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니 극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야말로 적절한 차은우 사용법이다.

그러나 웃음에 치중한 나머지 이야기 자체의 힘은 미약하다. ‘첫 여행’이라는 의미를 담아 ‘퍼스트 라이드’라는 제목을 앞세웠지만 정작 이들이 비행기를 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할애한다. 많은 등장인물에 각자의 서사를 부여한 탓이다. 작품의 주요 장소인 태국도 큰 설득력이 없다. 이들의 ‘꿈의 장소’라는 설정이지만 목적지를 향하는 과정이 엉성해 오히려 뜬금없다.

더불어 남자들의 우정을 강조한 나머지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옥심은 그저 소모적이다. 맹목적으로 태정을 사랑하는 옥심은 우스꽝스럽기만 하다. 여기에 이들을 위해 기행까지 벌이니 웃음도 아닌 탄식만 나온다. 다행히 옥심을 연기한 배우가 한선화이기 때문에 가까스로 살려냈다.

후반부엔 눈물로 적셔진다. 신파임은 분명하지만 과하지 않다. 과연 이들의 아는 맛은 익숙해서 좋을지, 진부함에 그칠지 관객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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