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사이버펑크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시그니처 라이트 액션까지 더해졌다. ‘트론: 아레스’가 15년 만에 제대로 업그레이드했다.

‘트론: 아레스’는 가상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넘어온 고도 지능 AI 병기 아레스(자레드 레토 분)의 등장으로 시작되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8일 개봉한다.

영화는 딜린저 사의 CEO 줄리안 딜린저(에반 피터스 분)가 이브 킴(그레타 리)이 이끄는 엔컴을 꺾기 위해 가상 세계인 그리드 속 아레스를 현실 세계로 소환하며 시작된다. 그러나 제한시간은 단 29분뿐이다. 아레스를 현실에 붙잡아두기 위해선 영속성 코드가 필요하다.

이브 킴은 케빈 플린(제프 브리지스 분)과 세상을 떠난 동생 세스 킴이 남긴 단서를 토대로 영속성 코드를 찾는 데 성공한다. 이를 알게 된 딜린저는 아레스를 이용해 이브 킴을 노린다. 명령에 따르던 아레스는 이브 킴과 영속성 코드를 두고 거래를 시작한다. 과연 아레스는 현실 세계에 발을 붙이고, 이브 킴은 동생의 뜻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

‘트론: 아레스’는 지난 2010년 개봉한 영화 ‘트론: 새로운 시작’의 후속편이다. 15년 만에 돌아온 ‘트론’ 시리즈는 오프닝부터 화려한 그리드(가상 세계)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오프닝 시퀀스에선 ‘트론’ 시리즈의 역사를 훑는다. 케빈 플린에서 출발한 엔컴의 시작부터 라이벌 사 딜린저와 현재의 양강구도가 되기까지의 시간선을 짧고 굵게 설명한다. ‘트론’ 시리즈 팬들에겐 반가운 얼굴을 만날 기회이자 새로운 관객에겐 세계관 이해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이번 시리즈에선 사이버펑크의 시각화를 극대화했다. 딜린저의 명령을 받은 아레스가 엔컴 사에 침투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엔컴 서버에 뛰어드는 아레스를 비롯한 프로그램들은 마치 왕궁을 침범하는 적군 같다. 현실 세계에선 삭막한 서버실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프로그램들의 전투는 치열하다.

그리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전 시리즈와는 또 다른 세계가 구축됐다. 여기에 1980년대 8비트 그래픽으로 이뤄진 그리드 세계관도 호기심을 더한다.

또한 이번 시리즈 역시 라이트닝 액션을 적극 활용했다. 앞서 ‘트론: 새로운 시작’에선 라이트사이클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꼽혔다. 모터사이클이 지나간 자리에 꼬리처럼 남는 빛의 광선이 포인트다. ‘트론: 아레스’ 역시 프로그램이 사용하는 무기부터 모터사이클 추격신까지 화려한 빛으로 채워졌다. 여기에 딜린저는 붉은색, 엔컴은 푸른색으로 대비되는 빛의 색상도 포인트다. 시각적인 화려함에 쏟아지는 강렬한 음악도 몰입감을 높인다.

여기에 묵직한 메시지도 전한다. 프로그램으로 설계된 아레스는 다른 이들과 달리 ‘감정’을 느낀다.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는 타 프로그램과 달리 아레스는 “왜?”라는 의문을 품는다. 일각에선 이를 ‘오류’로 치부하지만 아레스는 자신이 다른 프로그램과 다름을 깨닫고 넓은 현실 세계로 나가길 꿈꾼다. 이를 통해 기계와 인간이 가진 가장 큰 차이점인 ‘감정’에 대한 깊은 고찰을 전한다. 동시에 아레스가 찾아 나선 자신의 정체성도 ‘트론: 아레스’가 전하는 메시지 중 하나다.

다만 개연성은 다소 떨어진다. 영속성 코드로 현실에 머물고자 하는 아레스의 동기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런 아레스를 돕는 이브 킴의 동기도 애매하다. 두 인물 사이에 놓인 가교가 부실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다. 러닝타임은 119분. 쿠키 영상은 1개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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