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제주 서귀포. 현무암과 바람, 해풍이 만든 이 땅 한복판에 뜻밖의 ‘유럽’이 펼쳐진다.
그곳의 이름은 더 시에나 리조트. 이곳을 직접 마주하는 순간, 단순한 고급 리조트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적 경험임을 직감하게 된다.
시에나 리조트는 중세 이탈리아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간직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시에나’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제주에 새겨진 순백의 미학, 베델화이트의 신비
제주 돌은 검다. 그러나 더 시에나는 순백이다. 비밀은 외벽에 쓰인 ‘베델화이트(Bethel White)’에 있다.
프랑스 신개선문과 미국 워싱턴 유니온역에도 쓰인 이 고급 화강석은, 세월에도 퇴색하지 않는 순수성을 지닌 세계 최상급 석재다.
바람과 비, 시간마저 무색하게 만드는 돌. 그 베델화이트가 제주 서귀포의 자연 속에 새로이 숨을 불어넣었다.

단순한 자재 자랑이 아니다. 베델화이트는 리조트의 전체 이미지를 좌우한다. 첫 인상부터 마지막 기억까지, 더 시에나는 ‘흔적을 남기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
첫 걸음에 마주치는 흰색 아치, 그 너머로 펼쳐진 부드러운 광장과 고요한 수영장은 마치 그리스 신전을 걷는 듯한 착각을 준다.
◇건축의 미학, 수평적 웅장함

더 시에나 리조트의 구조는 거대하면서도 수평적이다. 위로 치솟지 않고, 땅과 나란히 누워 제주의 풍경과 어우러진다.
82개 스위트&펜트하우스와 6개 풀빌라가 품은 왕궁 같은 정원, 캄포 광장, 그리고 인피니티 풀까지. 건축은 과시가 아니라 배려를 선택했고 여행객은 안정을 느낀다.
또한 객실로 가는 길목마다 세심한 디테일이 살아 있다. 묵직한 금속 방화문, 정교한 격자 문양, 섬세하게 새겨진 로고. 디테일이 쌓여 공간 전체에 고급스러움을 완성시킨다.

◇미식의 정점, 시에나의 식탁


여행의 기억은 미각으로 완성된다. 더 시에나는 미식에도 진심이다.
‘라 스투베 레스토랑’의 디너 코스는 압권이다. 제주산 해산물, 최상급 한우, 제철 채소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플레이트.
연어 그라브락스, 제주 돌문어 샐러드, 한우 타르타르, 그리고 시그니처 스테이크까지, 이탈리아 고급 다이닝을 제주 스타일로 재해석한다.

‘일 캄포 레스토랑’에서는 신선한 해산물과 랍스터, 7종 와인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씨푸드&와인 뷔페가 펼쳐진다.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축제 같은 저녁을 선물한다.
◇럭셔리 디저트 끝판왕, 애플망고 빙수

다가오는 여름이면 놓칠 수 없는 게 있다. 제주의 눈꽃 애플망고 빙수다.
눈꽃 얼음 위에 수북이 쌓인 제주산 애플망고 슬라이스, 그 위를 덮는 진한 망고 퓨레와 아이스크림, 고소한 팥까지. 여기에 결정타로 ‘화이트 와인 한 병’이 함께 제공된다.
더 시에나의 ‘비욘드 럭셔리’를 완성하는 시그니처다.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다. 제주산 애플망고의 달콤함과 드라이 와인의 산미가 만나며, 제주 자연이 입안에서 폭발한다.
인피니티 야외 온수풀에서 한 손엔 빙수, 다른 손엔 와인잔을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보다 더한 사치가 있을까.
이처럼 더 시에나 리조트의 경험은 단순한 고급 호텔을 넘어선다. 제주라는 거대한 자연 위에, 인위가 아닌 예술적 감성을 더해 쌓아올린 이 공간은 머무는 모든 순간을 ‘비욘드(Beyond)’라는 단어로 정의하게 만든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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