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빅게임 피처의 위용을 다시 펼쳐 보였다.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모습을 재현했다. 6이닝 무실점 투구로 2024 포스트시즌 첫 경기 MVP로 선정됐다.

쿠에바스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03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4안타 9삼진 0볼넷 무실점으로 괴력을 발휘했다. 1회와 6회에만 안타를 허용했고 2회부터 5회까지 노히트. 에러로 인한 단 한 차례 출루만 있었다.

쿠에바스 특유의 다채로운 볼배합이 빛났다. 최고 구속 시속 150㎞ 포심 패스트볼과 포심보다 많이 던진 컷패스트볼. 26개를 던진 슬라이더까지 세 구종을 꾸준히 섞었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도 던지면서 헛스윙과 빗맞은 타구를 양산했다. KT는 선발승을 올린 쿠에바스 이후 김민 손동현 박영현을 올려 4-0 무실점 승리를 완성했다.

쿠에바스는 포스트시즌 데일리 MVP를 수상해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쿠에바스와 호흡을 맞추며 1안타 1볼넷으로 2출루한 장성우는 1회 결승타를 치면서 상금 100만원과 농심 스낵을 받았다.

다음은 경기 후 쿠에바스와 취재진 일문일답.

-이강철 감독이 오늘 피칭은 2021년 1위 결정전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감독님이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기억이다. 팀이 내게 바란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 투구를 마칠 때까지 최대한 머리를 비우려 했다. 머리를 비운 게 끝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큰 경기마다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비결이 있나?

큰 경기에 나갔을 때 정규시즌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던진다. 큰 경기라고 생각하면 많은 부담을 느끼게 된다. 그냥 정규시즌 끝나고 한 경기 더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던져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장성우와 호흡이 좋았다.

매 이닝 성우 형과 대화하면서 좋은 구종과 상대 타자 반응에 대해 얘기한다. 꾸준히 대화하며 방향을 잡은 게 적중했다.

-오늘 컷패스트볼 비중이 높았다. 의도가 있었나?

특별히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타자들의 반응을 봤다. 결과도 좋았다. 경기마다 타자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던지고 있다.

-6회 투구 마치고 포효했는데 어떤 마음이 들었나?

마지막 타자를 상대할 때 꼭 삼진을 잡고 싶었다. 우리 팀에게 좋은 자극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삼진으로 끝내고 싶었고 그렇게 됐다. 우리 동료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야구에서 27개 아웃 카운트 중 내가 잡은 18개로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을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팬들이 늘 우리를 격려해주시기 때문에 팬들을 향해서도 환호를 보냈다.

-어제 경기를 보면서 오늘 등판을 바랐을 것 같다. 어제 어떤 심정으로 경기를 봤나? 그리고 내일 경기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 것 같나?

어제는 정말 놀라웠다. 더그아웃에서 점프하고 엄청 좋아했다. 내일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내일은 우리 팀의 치어리더로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주겠다.

-앞으로 몇 경기 더 등판하고 싶나?

최대한 많이. 한국시리즈 끝날 때까지 던지고 싶다. 경기 수를 생각하지 않겠다. 팀이 승리할 수 있으면 계속 나가고 싶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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