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 기자] 국내 최대의 잠수 전용 풀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프리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 초보자를 위한 안전한 해양 레포츠 체험, 물길을 따라 물속으로 혹은 물가로 여름의 참맛을 즐길 수 있는 계곡 트레킹 성지, 이 모든 것이 경상북도 맨 끝자락에 있는 울진군을 대표하는 이야기라면 맞을까? 맞다!
울진군은 60년 전만 해도 강원도에 속했지만, 경제권이 포항과 대구의 영향을 받고 도청소재지인 춘천이 너무 멀어 지역민들의 요구로 경북에 편입됐다. 30년 전만 해도 서울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오지’였다. 거리상으로는 부산보다 가깝지만, 교통이 안 좋아 서울에서 가려면 7시간 정도 걸렸다. 요즘은 KTX로 인해 가까워졌지만, 아직도 체감상으로는 멀게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원시림을 이루고 있는 계곡을 비롯해 온천과 맑고 고운 모래사장이 펼쳐진 수많은 해수욕장이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첨단 해양시설을 갖춘 울진해양레포츠센터는 전국의 해양 마니아를 불러 모으며 울진 관광의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의 발길이 이어져 온 울진군이 21세기에는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지 현장으로 가 본다.
◇ 울진해양레포츠센터
오산항에서 가까운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센터는 스킨스쿠버 전문 교육시설과 숙박시설을 고루 갖춘 리조트다. 경관이 아름다운 울진의 바다 풍경을 감상하기도 좋고 한적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어촌의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어 마음 푸근한 곳이다.
센터에는 수심이 5m에 달하는 국내 최고의 다이빙 전용 풀장과 스킨스쿠버 교육 중 발생할 수 있는 잠수병을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체임버치료실, 2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 휴게실, 풋살 경기장 등 편의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센터의 잠수풀은 연중 24~27도의 수온을 유지하고 2500톤의 수량이 항상 순환되며 로봇청소기의 작동으로 언제나 최상의 수질이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항상 최적의 환경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3층에 위치한 잠수풀의 깊이는 1층까지 이어져 있는데 1층 로비 양쪽에 설치된 관망 창을 통해 스쿠버다이빙하는 모습을 관람하거나 촬영할 수도 있다.
스쿠버다이빙 이론 및 실기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기초적인 이론, 장비 소개, 잠수풀 체험 다이빙을 해볼 수 있는 체험 다이빙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센터에서는 올인원 시스템을 갖춰 다이버 라이센스도 발급되며, 오픈워터, 어드밴스, 레스큐, 다이브마스터, 인스트럭터 등 초급 입문과정부터 지도자 과정까지 마스터할 수 있다.
◇ 평해사구습지생태공원
평해사구습지생태공원은 구산해수욕장, 월송정 등 빼어난 해안선과 배후습지를 활용해 동해안의 훼손되지 않은 해안사구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호흡할 수 있는 차별화된 생태공원이다. 축구장 12개를 합쳐 놓은 규모로 해안전망대, 기수역 관찰대, 상태 관찰대, 조류 관찰대, 사고 전망대, 광장, 쉼터 등의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다. 이들 시설은 탐방객이 사구습지 생태공원 곳곳을 다니며 안전하게 생태탐방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탐방 데크와 탐방로로 이어져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06년 실시한 평해 해안사구 지형, 식생, 동식물성 등에 대한 정밀 조사 결과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종인 수달과 매를 비롯해 2급 종인 삵, 말똥가리, 큰말똥가리, 새 흘리기, 가시고기 등 총 7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외에도 조류 70종, 포유류 12종, 어류 17종, 양서류 6종, 파충류 4종, 곤충 149종,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 31종 등 총 289종의 야생동물들의 서식, 도래가 확인되었다. 식물상으로는 갯메꽃, 통보리사초, 순비기나무 등 전형적 사구식물 다수가 분포하고 있으며 갈대, 부들 등 습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낭아초, 해란초 등 총 30과 69속 76종류의 식물들이 분포되어 있다.
◇ 맨발로 걷기 좋은 곳, 월송정
관동팔경 중 하나인 월송정은 고려시대에 처음 지어진, 오래된 누각으로 1980년대 옛 양식을 본떠 새롭게 만들었다. 현판은 최규하 前 대통령이 썼다. 월송정의 명칭은 달빛과 어울리는 솔숲이라는 뜻(月松을 잘못 표기)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신선이 솔숲을 날아 넘는다는 뜻(越松)에서 유래되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월송정 앞에 은빛 모래가 깔린 모래밭과 그 너머 동해의 쪽빛 바다 그리고 모래밭 주변에 펼쳐진 1만여 그루의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선경을 이루었으나, 울창했던 송림은 일제강점기에 모두 베어내어 황폐해지고 말았다. 그 뒤 1956년 월송리 마을에 사는 손치후라는 사람이 사방관리소의 도움을 받아 해송 1만 5,000그루를 다시 심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왕피천 계곡 트레킹
왕피천은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금강송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60.95km의 그리 길지 않은 물길이다.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접근이 쉽지 않은 대표적인 오지인 왕피천은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꼽힌다. 면적은 102.84㎢로 북한산국립공원의 1.3배에 이르고, 전체 29곳의 생태경관보전지역 가운데 40%를 차지한다.
왕피천은 위용에 비해 하상이 완만해 물길을 따라 걸어도 크게 힘들지 않다. 중간 지점에 있는 용소는 수심이 10m 정도로 왕피천에서 가장 깊은 곳이다. 물길이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위험하기 때문에 계곡 트레킹을 하더라도 이 구간만은 생태탐방로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
구명조끼와 튜브를 이용해 건너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물이 휘도는 소는 안전을 위해 피하는 것이 정석이다. 왕피천 생태탐방은 사전에 예약 후 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왕피천 유역을 보호하고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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