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카드다. 그래서 캠프 초반부터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10구단 중 사실상 가장 먼저 개막전 선발투수를 결정한 LG와 KT가 수원에서 열리는 2023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LG 염경엽 감독은 캠프에 앞서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다. 선수와 팀 전체를 디테일하게 살피고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지난해 12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3 정규시즌 일정을 발표한 순간부터 염 감독 머릿속에 4월 1일 KT와 개막전 선발투수는 케이시 켈리였다.

당연한 선택이다. 경험과 기량 모두에서 켈리보다 믿음직한 투수는 없다. 지난해 다승왕(16승)에 올랐고 큰 경기에도 강하다. KBO리그 데뷔해였던 2019년부터 켈리의 첫 경기에서 LG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한국무대 데뷔전이었던 2019년 3월 24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3실점(1자책)으로 팀의 개막 2연승을 이끌었다. 2년차였던 2020년 첫 경기는 코로나19에 따른 개막 연기로 시즌 출발이 늦었고 빌드업 과정을 거쳤지만 켈리 첫 등판에서 LG는 승리했다. 당해 켈리는 5월 10일 창원 NC전에서 2이닝 6실점(5자책)했는데 LG는 10-8로 승리했다.

2021년과 2022년 첫 경기도 NC전이었다. 개막전 선발 등판이었던 2021년 4월 4일 창원 NC전에서 5이닝 1실점, LG는 2-1로 승리했다. 캠프 수비 훈련 중 발목을 다쳐 개막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던 2022년에는 4월 10일 잠실 NC전이 첫 등판이었다. 당시 켈리는 5이닝 3실점, LG는 5-3으로 이겼다.

매년 첫 경기 결과에서 드러나듯 켈리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켈리와 LG 모두 승률이 높다. 첫 해인 2019년 켈리의 승률은 0.538에 그쳤으나 2020년 0.682, 2021년 0.619, 그리고 지난해에는 0.800에 달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3일 휴식 후 등판을 강행한 작년 플레이오프 4차전외에 5경기에서 LG는 모두 승리했다.

그런데 상대도 만만치 않다. 2년 전 통합우승을 차지한 KT는 LG와 함께 올시즌 가장 전력이 강한 팀으로 꼽힌다. 더불어 KT 개막전 투수 웨스 벤자민은 캠프 초반부터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2월 라이브피칭에서 이미 지난해 최고 구속인 149㎞를 찍었다. 이 순간 KT 이강철 감독은 벤자민의 개막전 등판을 발표했다. 미국 애리조나 투산 캠프에서 벤자민의 라이브피칭 상대였던 박병호와 강백호 모두 부쩍 향상된 벤자민의 구위에 혀를 내둘렀다. 벤자민은 시범경기 기간 3경기에 등판해 11이닝 3실점(2자책)으로 순조롭게 새 시즌을 마주했다.

양팀 사령탑도 일찍이 상대 개막전 투수를 알았다. 염 감독은 좌투수인 벤자민에 맞서 우타자 송찬의를 라인업에 넣을 계획이다. 지난 시즌 중반 KT에 합류한 벤자민은 LG와는 단 한 경기만 맞붙었다. 6월 26일 수원 LG전으로 4이닝 3실점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KBO리그 두 번째 경기였고 선발투수로 완전히 준비를 마치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벤자민은 8월부터 정상궤도에 올랐다.

벤자민은 캠프 기간 “감독님께서 개막전 선발을 빨리 결정해줘서 나도 놀랐다. 기회를 주신 것에 너무 감사하다”며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선발로 나갔을 때 승리의 발판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15승 이상 거둬야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내 가장 큰 목표는 15승 이상”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144경기 시작점인 4월 1일. 수원에서 15승 이상을 바라보는 에이스 격돌이 펼쳐진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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