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대표팀 왼쪽엔 젊은피가 필요하다.

축구대표팀의 왼쪽 사이드백 자원은 모두 30대다. 주전인 김진수가 1992년생,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지만 2022 카타르월드컵 멤버였던 홍철이 1990년생이다. 홍철 대체자로 이번에 소집된 이기제마저 1991년생이다. 현재 대표팀에서 뛸 만한 선수 세 명이 모두 만으로 30대 초반을 지나고 있다.

당장 다음해 열리는 아시안컵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년도 남지 않은 만큼 이들의 기량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부상 변수가 없다면 이들로도 대표팀 운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2026년 열리는 북중미월드컵이다. 3년 넘게 남은 이 대회까지 30대 초반의 선수들이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실력을 유지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30대 중후반에 접어드는 것을 고려하면 대체자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아시안컵 종료 후로는 세대교체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오른쪽에는 김문환(1995년생), 윤종규(1998년생) 등 아직 젊은 선수들이 있는 것과 확실히 비교된다. 분명 장기적으로 생각해볼 문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부상으로 낙마한 김진수 대신 대표팀에 처음으로 합류한 설영우는 큰 기대를 받을 만하다. 다른 자원들과 달리 설영우는 1998년생으로 20대 중반이다. 3년 후에도 20대라 기량이 급격하게 하락할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더 발전할 여지가 남아 있다. 현재 K리그엔 젊은 레프트백이 워낙 희귀해 설영우의 존재는 더 중요하다.

설영우는 울산 현대 주전 레프트백이다. 원래 윙어였지만 포지션을 전환한 뒤 연령대 대표팀을 거치며 촉망받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2021년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지난 두 시즌간 울산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울산의 K리그1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설영우는 왼발잡이가 아니라 완벽한 레프트백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오른쪽에서도 뛸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과거 이영표도 오른발잡이임에도 왼쪽에서 주로 활약한 사례가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구체적인 축구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지금처럼 크로스 위주가 아니라 세밀하게 짧은 패스를 통해 풀어가는 패턴이라면 설영우도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 현재 왼쪽 사이드백들도 크로스를 자주 올리지는 않는다. 설영우는 공격적이고 밀고 들어가는 플레이에 장점이 있는 만큼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 축구에도 잘 어울린다. 게다가 왼쪽에서 손발을 맞출 김영권과는 소속팀이 같아 호흡에도 큰 문제가 없다. 빠른 적응이 예상된다.

26일 급하게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합류한 설영우는 “이야기만 들어도 떨리고 손에 땀이 났다. 현실인지 구분이 잘 안됐다”라면서도 “프로에 와서 항상 목표는 국가대표였다. 영광스러운 자리인 만큼 기회를 잡고 싶다. 내 장점을 살리겠다. 자신있는 플레이를 하겠다. 뒤에서 수비적인 역할도 잘할 수 있고, 연계 플레이로 미드필더들을 도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