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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웅희기자] SK 김선형(35·187㎝)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듯 하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기량, 스피드 등 정점을 유지하고 있다. 활동량 많은 공격형 가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울 정도다.
김선형은 일본에서 펼쳐진 2023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챔피언스 위크에 출전해 SK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전매특허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돌파로 국제무대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이번 시즌 김선형은 경기당 평균 30분 가까이 뛰며 15.6점, 6.4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 중이다. 어시스트 부문은 당당히 1위를 지키고 있다. 2011~2012시즌 SK에서 데뷔한 이래 12시즌 동안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한 2017~2018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SK 공격 선봉에 서고 있다.
김선형의 나이를 고려하면 믿기 어려울 정도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드는 활동량이 많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키가 작은 만큼 빠르게 많이 뛰고, 좀 더 높이 뛰어야 한다. 보통 빅맨보다 가드의 선수생명이 짧은 편이다. 양동근 현대모비스 코치나 이상민 삼성 전 감독 등을 예외로 들 수 있지만, 가드들의 은퇴는 빠른 편이다. 게다가 공격형 가드의 표본인 김선형의 장점은 속공과 돌파다. 가드 중에서도 많이 뛰는 편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 김선형은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비시즌을 제대로 쉰 적 없다. 미국으로 넘어가 스킬트레이닝을 받는 등 발전을 위해 자신에 계속 채찍질을 이어왔다. 지금의 화려한 돌파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식사를 거르지 않고 몸관리를 하는 등 최상의 몸상태 유지에 집중한다.
영리함도 김선형의 장점이다. 가드로서 경기 흐름을 읽는 눈도 뛰어나고, 자신의 역할을 잘 캐치한다. 이번 EASL이 좋은 예다. ESASL은 국내 리그와 다른 브랜드의 농구공을 공인구로 채택했는데 아무래도 외곽슛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슛 성공률이 떨어지자, 김선형은 슛 대신 기술을 앞세운 돌파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매 경기 20점+를 기록하며 SK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김선형은 공격형 가드로 드물게 30대 중반에도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SK도 김선형이라는 확실한 기둥이 있기에 KBL을 대표하는 강호로 군림하고 있다.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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