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챔피언결정전 MVP 차지한 SK 김선형
SK 김선형(오른쪽)이 10일 잠실학생체유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KGC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승리를 이끌며 MVP로 선정된 뒤 시상자인 KBO 김희옥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학생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30대 중반 완전체로 도약해 정상무대를 정복했다. 첫 번째 챔프전에서는 경험 부족,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챔프전에서는 개인 퍼포먼스가 아쉬웠는데, 세 번째 챔프전은 완벽 그 자체다. 서울 SK ‘플래시 선’ 김선형(34)이 더할나위없는 시즌을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 원맨쇼를 펼쳤다. 김선형은 지난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와 챔프전 5차전에서 20점 7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경기 초반부터 김선형은 파울트러블에 빠지고 SK 또한 외곽슛 난조와 장기인 속공이 나오지 않으며 고전했다. 3쿼터 중반에는 KGC가 12점차로 SK를 따돌리면서 모두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6차전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 순간 김선형이 ‘에이스 모드’ 스위치를 켰다. 3점슛이 터지지 않자 특유의 광속 돌파로 KGC 인사이드를 공략했다. 경기장 분위기가 뜨겁게 타올랐고 12점차 열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김선형이 활약하자 최준용과 자밀 워니도 힘을 보태며 완전체 SK가 됐다. 분위기를 4쿼터에도 고스란히 이어간 SK는 4쿼터 중반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당시 상황을 두고 김선형은 “활로를 뚫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비 두 명을 달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격에 임했다. 다시 점수차를 좁히면 4쿼터에는 우리 분위기가 올 것으로 믿었다”며 “속공할 때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정말 크지 않나. 4쿼터에는 우리 팬 분들의 힘을 믿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고 미소지었다. 5차전 후 김선형은 취재진 투표에서 전체 95표 중 66표를 받아 첫 챔프전 MVP가 됐다.

[포토]KGC의 골밑을 돌파하는 SK 김선형
SK 김선형(가운데)이 지난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KGC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KGC 골밑을 파고들어 슛을 하고 있다. 잠실학생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프로 입단 11년차에 두 번째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지만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다. 2년차였던 2012~2013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챔프전에도 올랐지만 울산 현대모비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김선형은 9년 전을 회상하며 “그 때 (양)동근이형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당시 패배로 터득한 여러가지가 지금도 내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나중에 후배들에게 그 때 얘기를 하면서 좋은 조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알려줄 수 없다. 은퇴하면 그 때부터 쌓은 노하우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악몽 그 자체인 챔프전이었다. 2013 챔프전에서 김선형은 경기당 평균 8.25점에 그쳤다. 야투율 또한 26.7%로 저조했다. SK는 현대모비스에서 시리즈 전적 0승 4패로 싹쓸이 당했다. 5년 후인 2018 챔프전에서는 웃었다. 그러나 김선형이 시리즈를 지배한 것은 아니었다. 2018 챔프전에서 김선형은 경기당 평균 9.67점, 야투율 48.9%를 기록했다. 주축 선수다운 활약을 펼쳤지만 우승을 이끌었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했다.

4년이 지난 2022 챔프전 우승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경기당 평균 16.75점, 야투율은 50.8%다. 여기에 6.8어시스트를 더해 만능형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30대 중반에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포토]속공 득점에 기뻐하는 SK 김선형
SK 김선형이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KGC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속공 득점을 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2. 5. 2. 잠실학생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선형은 “발목 부상을 크게 당한 후 ‘전성기가 끝났다’, ‘기량이 하락세’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재활하는 3년이 정말 힘들었다. 자존심도 상했다”면서도 “그래서 이번 시즌이 내게 더 뜻깊은 것 같다. 30대 중반이 됐지만 신체나이는 20대 후반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 내년에 더 잘 할 것 같다. 다음 시즌 내가 더 기대가 된다”고 미소지었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음 목표도 정했다. 우승 반지 3개 추가다. 김선형은 “개인상 목표는 크게 없다. 단지 반지를 더 받고 싶다. 이제 2개가 됐는데 내 번호가 5번이다. 마음 같아서는 반지 3개를 추가해 한 손에 다 끼고 싶다”고 다음 시즌 정상 사수를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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