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NC 양의지, 화들짝 놀라...
NC 양의지가 타격 훈련을 하다 불펜 투수의 몸쪽 피하며 넘어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창원=장강훈기자] ‘곰의 탈을 쓴 여우’ 양의지(35·NC)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선제공격에 당했다. 양의지는 “지켜볼 것”이라며 웃었다.

KBO는 14일 ‘10개 구단과 의논해 올 시즌을 마친 후 현역 은퇴를 예고한 롯데 이대호에 대해 그동안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공로를 존중 은퇴투어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KBO가 공식 은퇴투어를 결정한 것은 2017년 삼성 이승엽(현 KBO 홍보위원) 이후 역대 두 번째다.

프로야구 선수협회를 이끌고 있는 양의지는 이 소식을 접한 뒤 “이달말 열릴 선수협 총회에서 이대호 선배의 은퇴투어를 공식화하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부회장단과 교감을 했고, KBO와 구단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도 대비해 시행 방법을 마련해 총회에서 선수들에게 알릴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BO에) 한 방 맞았다”며 웃었다. 총회를 거쳐 확정된 내용을 KBO에 전달해 선수협 차원에서라도 이대호의 은퇴투어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는 뜻이다. 선수협보다 KBO가 한 발 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포토] 이대호 \'진지한 번트 훈련\'
롯데 이대호가 18일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번트 훈련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양의지는 “이대호 선배는 당연히 박수를 받으며 떠나야 하는 분이다. 한국 야구가 빛날 때마다 항상 그 자리에 계셨던 선배”라며 “이승엽 선배님처럼 의미를 부여해서 제대로 해야한다는 게 선수들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인정하는 선수로 은퇴투어 논란이 불거진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게 선수들의 공통 의견이다. 이대호와 절친인 추신수(40·SSG)도 “(이)대호가 은퇴투어를 못한다면 KBO리그에서 이런 영광을 누릴 선수가 없을 것”이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선수를 빼앗겼지만 양의지의 표정은 밝았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최정상에서 오랫동안 실력을 뽐낸 선수가 자랑스럽게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반가움을 표했다. 그는 “KBO가 얼마나 잘 준비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선수협 차원에서도 이대호 선배의 은퇴투어가 빛날 수 있도록 동료들의 의견을 구해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