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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노장 골키퍼 알리 알 합시(34.위건)는 오만 축구를 세계에 알린 선수로 꼽힌다. 이제는 전성기를 다소 지났다는 평도 듣지만 오만대표팀을 그라운드에서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정신적 지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하다.
알리 알 합시는 오만 축구 최초로 유럽에 진출한 선수이자 아시아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은 골키퍼다. 고교 졸업 후 공항에서 소방수로 일하기도 했던 그는 골키퍼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면서 오만 축구 최고의 선수로 떠올랐다. 22살이던 2003년 자국리그 알 나스르에서 노르웨이 린 오슬로로 이적한 알 합시는 2004년 노르웨이 1부리그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되면서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2006년엔 이청용 현 소속팀 볼턴 원더러스에 입단, 꿈에 그리던 프리미어리거가 됐으나 핀란드가 자랑하는 수문장 유시 야스켈라이넨에 밀려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그는 2010년 위건 애슬레틱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전성기를 걷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까지 4년간 위건에서 132경기를 뛰며 프리미어리그 수준급 골키퍼로 손색 없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카를로스 테베스, 로벤 판 페르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페널티킥을 탁월한 반사 신경으로 막아내며 이름을 높였다. 2003년 국가대표로 발탁된 알 합시는 최근 A매치 100경기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해 여름부터 출전 회수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타고 있어 ‘슈틸리케호’가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위건에서 잉글랜드 대표 출신 스콧 카슨에 밀린 그는 지난 해 10월 챔피언십(2부) 브라이턴 호브 알비언으로 단기 임대됐으나 한 경기 출전에 그친 뒤 최근 위건으로 돌아왔다. 지난 4일 볼턴과의 FA컵 3라운드를 풀타임 소화하고 뒤늦게 호주로 왔기 때문에 한국전에선 호주 날씨나 시차 적응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