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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항상 최고령 선수로 남고 싶습니다.”
태풍 풍웡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날리던 24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 종합마술 개인·단체 참가중인 전재식(47·레츠런승마단)은 첫 날 27명 출전 선수 중 14번째로 마장마술 연기에 나섰다. 다소 궂은 날씨 속에 경기를 마친 뒤 말에서 내린 그의 표정에선 베테랑의 여유가 느껴졌다. 한국나이로 48살.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팀 841명 중 최고령자인 그는 막내 김다정(13·요트)와는 무려 34살 차이가 나지만 승마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등골이 오싹했어요.” 여유롭게 미소짓던 그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의외였다. 나이가 들며 수 많은 경험을 했어도 그 역시 대회선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다. 전재식은 “개인전 성적이 단체전에 이어지기에 긴장을 많이 했다”면서 “항상 아쉬움이 남지만 그 아쉬움이 있어 발전 할 수 있다”며 연륜이 느껴지는 소감을 전했다. 고 3때 대표팀에 첫 발탁된 그는 20여년간 아시안 게임과 인연을 갖지 못하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 첫 출전했다. 하지만 당시 동료선수 고(故) 김형칠이 낙마사고로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터지면서 그를 비롯한 대표팀은 잔여경기를 포기했다. 친형제 같던 동료를 잃었지만 다시 훈련에 돌입한 그는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제 인천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모든 선수가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라면서도 “어느새 한국 대표팀서 내가 나이가 제일 많더라. 메달도 중요하지만 후배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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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말에 오른지도 34년. 승마 경력이 오래된 만큼 장애물, 마장마술, 종합 마술 등 모든 종목 선수를 두루 거친 전재식은 애초 인천아시안게임에는 장애물을 제외한 두 종목의 출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직접 조련하며 유명 패션 잡지 화보촬영도 했던 애마 ‘클래식 걸’의 발목이 좋지 않아 종합마술만 출전했다. 종합마술 경기에선 지난 3월 새로 구입한 ‘파일럿 커터’와 함께 한다. 국내에는 크로스컨트리 훈련장이 없기에 독일에서 전지훈련을 통해 새로운 말과 호흡을 맞추며 현재 80~90%까지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그는 사흘동안 마장마술, 크로스컨트리, 장애물의 세 종목 중 치르는 종합마술서 모든 종목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특히 다른 종목과 달리 승마 선수의 전성기는 나이와 무관하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의 호케쓰 히로시가 71세라는 대회 최고령의 나이로 출전하며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그 역시 “내일모레면 50이다. 하지만 체력관리를 잘해서 70(웃음) 아니 80~90세까지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며 바람을 전했다. 이어 아직도 자신의 전성기가 언젠지 모르겠다는 전재식은 “(대표팀에서) 항상 최고령 선수로 남고 싶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인천 |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