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의 오 마이 러시아!]2018 러시아 월드컵, 전 은근히 더 기대됩니다
    • 입력2018-06-14 09:22
    • 수정2018-06-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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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오른쪽)이 KBS2 ‘남자의 자격’ 이경규와 2010 남아공월드컵을 가기 전 공항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연예계에는 유명한 축구광들이 많지만 데뷔 28년차 방송인 김국진(52)은 축구보다는 골프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사실 김국진은 축구와 월드컵 그리고 많은 선수와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시절 선수로 활약한 김국진의 축구 실력은 이미 몇 차례 방송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개그맨 중 공을 가장 잘 찬다는 말을 듣기도 한 그는 KBS2 TV ‘남자의 자격’을 통해 당시 K3(3부리그)에 속한 부천FC1995의 친선경기에 출전해 골을 넣으며 꿈을 이루기도 했다. 많은 축구인과 인연을 가져온 그는 특히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과는 20년이 넘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는 그는 스포츠서울을 통해 ‘김국진의 오 마이 러시아!’라는 제목으로 월드컵과 축구 이야기를 전달할 계획이다.<편집자주>

월드컵과는 많은 기억이 있는데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나하고 김용만은 미국에 있었다. 당시 대표팀이 LA에 전지훈련을 와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했다. 현장에 가서 응원했는데 들어가 보니 콜롬비아 응원석이었다. 광적이라고 할만큼 열정적인 상대 응원단 속에서 김용만과 단둘이 한국을 응원 하는데 신변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경기 후 황선홍, 홍명보, 고정운, 신홍기 등 선수들과 같이 차도 마시며 인연을 맺었고 이후에도 같이 밥도 먹고 가끔 연락하는 사이가 됐다. 예전에 ‘김국진의 스타다큐’(1997)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월드컵 출전선수를 만나 얘기하기도 했다. 당시 부동의 골키퍼였던 김병지 선수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회를 맡기도 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한국과 일본 월드컵 경기장을 준공 할 때부터 촬영하러 다녔다. 모든 경기장에 가서 공사현장은 물론 잔디를 까는 것까지 다 봤다. 상암 경기장 관중석 덮개 꼭대기에 올라가 본 연예인은 나 밖에 없을 것이다. 2001년에는 가시와 레이솔 경기장을 취재하러 갔는데 홍명보와 황선홍 선수가 한팀에서 뛰고 있었다. 홍명보 선수의 카리스마가 대단했던 기억이 난다. 일본 선수들이 홍명보의 말에 꼼짝을 못하더라. 수비라인을 다 짚어주고 휘어잡으며 경기를 했다. 공격으로 나선 황선홍 선수는 독보적이었는데 이런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2010 남아공 월드컵때는 촬영 때문에 현장에 갔다. 맨 앞줄에 앉아 눈 앞에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보는데 메시는 진짜 대단했다. “역시 메시”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박지성과 이청용 선수도 참 잘했다. 당시에는 FC서울 시절부터 기성용과 이청용이 ‘쌍용’으로 호흡을 맞춰서 잘했는데 이번에는 이청용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서 경기를 많이 못 뛰면서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못 들어가게 돼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다.

방송프로토요일
2005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당시 MBC 오락프로그램 ‘토요일’을 통해 표영호와 함께 네덜란드 엠멘으로 가서 김주성 축구해설위원과 대담을 하고 있다.  이주상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을 맡은 신태용 감독과는 1994년 월드컵 이후 고정운 선수와 함께 축구를 하면서 알게 됐다. 내가 골키퍼 앞에서 한 열 번 쯤 페인팅을 했다. 왼쪽으로 찰까 오른쪽으로 찰까 하는데 골키퍼가 조금씩 앞으로 나오더라. 끝까지 공을 차지 않아서 결국 골키퍼가 공을 잡았는데 나중에 태용이가 ‘저 형 뭐지, 축구를 모르는거야 축구를 잘하는거야’라고 하더라. 신기했던 모양이다. 당시 신태용 선수는 프로리그서 화려하게 선수생활을 했는데 경기가 끝나고 다 같이 집으로 가서 밥을 먹고 계속 연락을 하고 간혹 골프도 치고 그랬다.

자주 통화를 하지만 “잘해라”는 말은 심적으로 부담이 될 것 같아 일부러 지켜봤는데 어느 날 전화가 왔다. “형은 적어도 나를 많이 응원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밥도 한번 사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기에 그냥 잘 갔다오라고 했다. 지금 많은 응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 어차피 본선 무대의 경기를 위한 과정이자 작업이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마지막에 팀을 맡아서 본선에 갔다. 마음이 참 무거울 것 같은데 우리가 헤아리는 정도를 넘어서지 않을까 싶다.

신태용 감독은 뭔가를 속에 담아두지 않고 잘 흔들리지도 않는 성격이다. 툭툭 털어버리는 성향이 있어서 응원을 많이 못 받고 가도 ‘내가 가서 잘 싸우면된다’, ‘결과로 멋지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지난 경기에 신경을 쓰면 다음 경기가 피곤할텐데 신 감독은 다 털어버리고 다음 경기에 매진하고 있다. 모든 경기를 진다고 시작하는 감독은 없다. 모두가 이기기 위한 전략을 짜는데 신 감독은 절벽에서의 승부에 강하다. 벼랑 끝 승부를 잘하는 감독이 명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지 않겠냐’고 하는데 나는 반대다. 은근히 본선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2002 한일월드컵 처럼 4강까지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성적이 좋을 것 같다. 골득실차를 따질 필요 없이 완전한 2등 혹은 조 1위로 16강에 올라 갈 것 같다. 마음껏 응원을 받지 못해 오기도 생겼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가 선수들과 신 감독에게 약이 되길 바란다.

아무래도 스웨덴과 첫 경기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이기거나 비긴다면 멕시코전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개인적으로 이재성 선수에게 기대하고 있다. 기성용 선수와 이재성이 중심 라인이 잡고 경기 흐름을 잘 이끌어 줄 거라고 생각한다. 예측불허하게 사각에서 골을 넣는 손흥민도 있다. 스포츠는 극적인 상황에서 펼쳐지는데 이번 대회는 다른 월드컵보다 상황이 오묘하다. 한 달 전부터 월드컵으로 들썩이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열기가 늦은 편인데 늦게 발동이 걸린 만큼 오래갔으면 좋겠다.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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