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힘들었지만 눈부셨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으로 가요, 영화, 방송 등 연예계 전반은 꽁꽁 얼어붙으며 생태계의 기존 질서가 송두리째 흔들리기도 했지만, 혹독한 보릿고개 속에서도 2020년은 값진 성과들로 그 어느 때보다 빛난 한 해이기도 했다.

2020년을 강타한 연예계 주요 이슈들을 모아봤다.

봉준호

◇“최초, 최초, 최초” 봉준호부터 BTS까지, 세계를 빛낸 별들

2020년 영화계를 정의하는 단어는 바로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이 아닐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며 한국 영화 101년, 오스카 92년의 역사를 새로 썼다. 봉 감독은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하는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아티스트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우리 가요 역사상 최고의 한 해이기도 했다. 지난 8월 발표한 방탄소년단(BTS)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핫100’ 1위를 차지하며 방탄소년단의 대박 행진은 시작됐다. 10월에는 한국어 가사로 피처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 리믹스로 1위에 올랐고, 11월 발표한 ‘라이프 고스 온’은 앨범·싱글 차트를 석권하면서 빌보드 62년 역사를 새로 썼다. 다음 달 열리는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후보에 오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도 유력한 상황이다.

올해는 K드라마가 해외에서 활약을 보인 해이기도 하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악재 속에서 넷플릭스를 출구 삼아 tvN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JTBC ‘이태원 클라쓰’ 등 콘텐츠가 ‘제3차 한류’를 이끌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 콘텐츠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방탄소년단

◇코로나에 ‘언택트 시대’ 맞은 연예계…‘온택트’로 출구 찾기

연예계도 코로나 쓰나미를 피해갈 순 없었다. 지난 여름 연극과 드라마를 병행하던 몇몇 배우들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드라마 촬영장이 일제히 중단됐고, 3차 대유행으로 경로가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이 늘어나며 연예인들의 감염도 확산됐다.

특히 연말 이찬원, 청하 등 가수들의 연이은 확진 판정으로 가요 일정이 일부 차질을 빚기도 했다. 충격적인 사망소식도 따랐다. 칸과 베를린, 베니스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라트비아에서 사망한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계속해서 돌파구를 찾아 나갔다.

오프라인 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직격타를 맞은 가요계는 온택트(비대면 온라인) 공연이라는 자구책을 마련해 팬미팅, 쇼케이스 등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 팬들과 랜선으로 소통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무엇보다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온라인 공연이 두각을 나타냈다.

임영웅 나훈아

◇임영웅부터 나훈아까지…서민들의 삶 위로한 트로트

코로나로 우울한 삶을 위로한 건 바로 트로트였다. 트로트 열풍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TV조선 ‘미스터트롯’이 배턴을 이어받으며 불을 지폈다. ‘열풍’의 중심에 선 트로트 가수들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트로트의 붐을 알린 송가인, 홍자를 시작으로 ‘미스터트롯’ 출신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 등은 각종 예능부터 드라마, 광고 시장까지 넘나들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네이버에 따르면 임영웅은 ‘2020년 검색어 결산’에서 인물 검색 부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나훈아도 빼놓을 수 없다. ‘KBS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공연을 통해 15년만에 안방을 찾은 나훈아는 비대면 공연에도 불구하고 무려 40%가 넘는 순간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그가 공연에서 선보인 신곡 ‘테스형’은 음원차트 상위권을 기록했다.

◇“잊을 만하면 또…” 끊이지 않는 가요계 마약 스캔들

올해 가요계에서도 마약 스캔들은 어김없이 계속됐다. 올해 초 가수 휘성이 서울 한 건물에서 수면마취제류를 투입한 후 실신한 채로 발견돼 충격을 안겼고 지난 10월에는 힙합 레이블 메킷레인 레코즈 소속 래퍼들이 무더기로 대마초 흡입 혐의를 받았다. ‘쇼미더머니’를 통해 이름을 알린 나플라와 루피를 비롯해 오왼, 영웨스트, 블루 등 5명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검찰에 넘겨졌다.

래퍼들의 마약 논란 이후 2개월 만에 이번엔 비투비 멤버 정일훈이 대마초 흡입 등 상습 마약 혐의로 적발됐다. 정일훈은 올해 초부터 대마초 흡입 혐의에 대해 경찰 조사를 받아왔으나, 지난 5월 28일 돌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하면서 도피성 입대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그에 대한 대중의 괘씸죄가 붙어 더욱 논란을 일으켰다.

가짜사나이

◇뒷광고 논란→‘가짜사나이’…뉴미디어 시장 변화 속 마찰음 계속

2020년은 SNS, 유튜브 등 뉴미디어 시장의 변화가 눈에 띄는 해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사람 간의 접촉이 줄어들고 뉴미디어를 통한 소통이 확대되는 상황과 변화 속에 마찰음도 일어났다. 연예인으로 시작된 논란이 유명 유튜버들로 번지며 일명 ‘뒷광고’ 여파가 인터넷방송 업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PPL 등까지도 엄격히 광고 표시를 할 것을 규정했다. 특히 뉴미디어 콘텐츠의 양면성을 보여준 사례로 ‘가짜사나이’를 빼놓을 수 없다. 해군 특수전전단 특별과정 훈련과 생존훈련을 체험하는 내용의 웹 예능 ‘가짜사나이’는 지난 7월 시즌1이 첫 방송된 후 신드롬을 일으켰다. 인기에 힙입어 시즌2도 제작됐으나 육체적·정신적 가학성 논란에 방송을 중단했다.

TV 예능에 비해 비주류로 치부되던 웹예능의 위상이 얼마나 커졌는지 방증하는 동시에 더이상 유튜브 방송 콘텐츠가 비주류 콘텐츠가 아니며 TV 콘텐츠 못지않은 책임감의 무게와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 사례로 꼽히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DB, 빅히트, 뉴에라프로젝트, 피지컬갤러리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