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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내 역할을 여기까지.”
8년 만에 울산 현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끈 김도훈 감독이 계약 종료와 함께 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끝난 페르세폴리스(이란)와 2020 ACL 결승전에서 2-1 신승, 우승을 차지한 뒤 “난 올 시즌 계약이 끝나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경기”라고 언급한 그는 ACL 우승에도 팀을 떠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감독은 애초 올 시즌 K리그1과 FA컵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문 뒤 거취를 두고 고민했다. 애초 ACL에서 지휘봉을 잡는 것에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다. 준우승 두 번하고 침체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오기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먼저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타르에서 우리 선수들과 즐겁게 축구했다. 축구가 즐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내려놓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게 우승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올해 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축구에서 지도자가 해야할 것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셨었다.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다”며 “어머니도 통영에서 아들과 팀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빌고 계셨을 텐데,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울산과 이별을 알리면서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고 덧붙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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