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너 나 좋아해 나 너 좋아해' '님 떠난 후' 등의 히트곡을 남긴 천재 싱어송라이터 고(故) 장덕의 30주기를 맞아 남이섬에 노래비가 세워졌다.


지난 1990년 2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장덕을 추모하는 노래비가 남이섬 노래박물관 앞에 최근 건립됐다.


남이섬문화그룹 측은 "당초 유족과 팬, 동시대에 활동했던 동료 가수 등이 소규모로 모여 제막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제막식 대신에 내년 초 추모식 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장덕은 고등학생이던 1977년 '소녀와 가로등'의 작곡가로 가수 진미령과 함께 '서울가요제' 무대에 올라 이름을 알렸다.


작곡과 노래, 연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약했고, 오빠 장현과 함께 결성한 듀엣 '현이와덕이'는 '한국판 카펜터스'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1990년 남매가 잇달아 요절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장덕이 남긴 곡은 지속해서 재조명받았다. 장덕이 작곡한 이은하의 대표곡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을 조성모, 브라운아이드걸스가 리메이크했고 현이와덕이 2집에 수록된 '뒤늦은 후회'는 2018년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에서 최진희가 불러 화제를 모았다.


노래비가 남이섬에 건립된 데도 특별한 배경이 있다. 유족에 따르면 장덕이 1990년 출연한 KBS 신년특집 드라마 '구리반지'가 남이섬에서 촬영됐고 얼마 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고 남이섬교육문화그룹 측은 전했다.


당시 암투병 중이었던 오빠 장현은 동생이 마지막으로 머물렀고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던 남이섬의 인근 강물에 화장한 유해를 흘려보냈다고 한다.


유족 장원 씨는 "고모에게 매우 의미있는 장소인 남이섬에 노래비를 세우는 것을 오랫동안 염원해왔다. 매우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노래비 건립을 주관한 재단법인 노래의섬 이계영 이사장은 "장덕 노래비가, 훌륭한 뮤지션을 가졌던 우리 대중음악사와 그녀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마음에 뜻깊은 유산으로 자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제공|남이섬교육문화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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