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_박수원감독 (3)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tvN ‘산후조리원’은 ‘작감배(작가+감독+배우)’의 완벽한 조합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엄지원, 박하선, 장혜진, 최리 등 작품에 애정 가득한 배우들부터 김지수 작가의 경험담을 녹여 공감대를 높였고, 박수원 감독의 위트 있는 연출로 완성도를 높였다.

연출을 맡은 박수원 감독은 종영 후 진행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작품 이모저모와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박 감독은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큰 관심을 받아서 놀랍기도 했습니다. 넘치는 사랑을 주셔서 방송하면서 행복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산후조리원’은 반드시 출산 경험이 있거나 기혼 여성이 아니어도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드라마라는 점이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이어서 박 감독은 “많이 못보던 이야기여서 관심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산후조리원이라는 소재도 접할 일이 잘 없는데, 한창 육아하는 엄마 이야기가 아닌 막 출산한 엄마들의 이야기여서 신선하게 봐주신 것 같고 무엇보다도 강요되는 모성애를 꼬집은 점을 후련하게 생각해주신거 같아요”라고 화제성의 요인을 분석했다.

또 엄지원, 박하선, 장혜진에 윤박, 최리, 임화영까지. 연기력은 물론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캐스팅도 눈길을 끌었다. 박 감독은 “뻔하고 예측 가능한 느낌 말고, 이 사람이 이런 모습이 있다고? 하는 지점들을 많이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청자분들께서 보시기에 모든 캐릭터들이 다 재밌고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나 싶어요”라며 “그래서 배우들도 촬영하면서 재밌어 했고 촬영장 분위기도 늘 즐겁고 좋았습니다. 특히 박하선 배우는 6부 무협 씬에서 바주카포를 들고 희번뜩한 눈으로 광기 웃음을 짓는데 여태 제가 본 모습 중 가장 본인 연기에 만족한 느낌이었습니다. 감정 씬을 훌륭히 잘해냈을 때보다도요. 저도 왠지 보람찼습니다”라고 만족했다.

tvN_산후조리원_박수원 감독 현장 스틸 (5)

tvN_산후조리원_엄지원 (7)

기존 배우들 뿐 아니라 배우 차태현의 어머니로 알려진 성우 최수민의 첫 정극 도전도 화제를 모았다. 박 감독은 “아기의 마음을 대변하여 아기 목소리로 말을 전하는 안 선생님이라는 캐스팅이 꼭 ‘배우’를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굴은 살짝 낯설어도 목소리 들으면 아, 이 사람 혹은 뭔가 범상치 않은 목소리 연기의 대가다, 싶은 사람을 쓰는게 훨씬 더 재밌겠단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알아보던 중에, 최수민 성우님을 뵙고선 안선생님으로 딱이라는 생각을 했었죠. 따뜻하고 해맑은 느낌의 성우님의 이 분위기야말로 조리원에 꼭 필요한 선생님의 모습이다, 목소리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이미 권위자시고요. 그래서 신나는 마음으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박 감독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부족한 엄마라며 자신을 계속해서 자책하기만 하는 엄마들을 응원하고 싶었어요, 정말로”라며 “제 주변의 사람들이 실제로도 출산 이후에 자신의 부족함을 자꾸 자책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거든요 이미 그들은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는데. 서툴러도 괜찮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다,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산후조리원’은 8부작의 짧고 간결한 호흡으로 애청자들에게는 시즌2를 기대케 하는 작품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서는 “산후조리원은 사실 2주간 짧게 머무는 곳이기 때문에 그 곳에서의 공감대와 리얼함을 살리려면 불필요한 설정 없이 콤팩트하게 짧은 회차로 가는 게 기획의도를 잘 살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며 “2주간의 산후조리원을 기존 드라마처럼 길게 만드려면, 공감 스토리보다는 다소 극적인 설정이 더 많이 필요한데 그런 점이 과연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했었죠. 다른 드라마들보단 짧지만 매 회 알차고 임팩트있게 만들어보자고, 저희끼린 나름 그런 생각으로 기획했습니다. 시즌2는 구체적으로 내용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는 중에 있습니다”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tvN_산후조리원_최수민

tvN_산후조리원_윤박 (1)

드라마는 작가의 경험담이 담겨 현실성은 물론 위트도 챙겼다. 그러나 박감독은 경험이 당사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도록 신경썼다. 박 감독은 “경험자에게만 재밌는 드라마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내가 조리원을 가본 적이 없고 관심이 없어도, 이 이야기를 봤을 때 재밌어 보이게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리얼함에서 나오는 코믹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라며 “아기를 안고 나올 때 처음 부모가 된 마음을 재난영화처럼 보이게 한다든지, 아기 낳은 후 복잡한 마음을 쌈바로 추는 씬처럼 시청자가 저 상황 직접 겪지 않아도 그 정서를 이해할 수 있도록요”라고 설명했다.

박수원 감독의 센스 넘치는 연출도 빼 놓을수 없다. 매회 웃음버튼이 담겨있었다. 박 감독은 “굳이 하나를 뽑자면, 6부 현진과 은정이 베이비시터 면접 보는 장면을 꼽고 싶어요. 시터 면접보는데 무협까지 가잖아요. 배우, 촬영, 편집, 효과, 씨지, 의상, 분장 등 모든 스탭과 배우들이 이 씬을 완성하기 위해 특별히 더 고생했고 촬영 당시도 엄청 더운 여름이었어요”라며 “햇빛 쨍한 야외에서 배우들은 긴 옷을 겹겹이 입고서 액션을 해야 했으니 정말 고생 많았죠 다들. 모두가 공들여 함께 해준 결과 정말 재밌게 잘 나와서 대만족하는 씬입니다”라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시청자분들께서 자신의 이야기로 봐주시고 이입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많은 사랑 주셔서 행복했고, 다음에도 더욱 공감가고 신선한 이야기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다시금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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