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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오른쪽)과 해리 케인이 지난달 22일(한국시간) 맨체스터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홈경기에서 득점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공격 조합으로 떠오른 토트넘 손흥민과 해리 케인, ‘손·케인’ 조합에 대한 견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손·케인 듀오는 ‘알고도 당하는’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첼시전 ‘유효슛 0개’와 더불어 팀 공격이 급격하게 저조한 현상을 보이면서 묘책은 불가피하다.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지난 9월14일 에버턴과 EPL 개막 라운드 0-1 패배 이후 공격 전술에 변화를 줬다. 가장 두드러진 건 원톱으로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골 냄세를 맡는 데 주력한 케인을 2선 지역으로 내려와 폭넓게 움직이게 했다. 그러면서 속도와 기술을 지닌 2선 요원의 배후 침투로 득점 기회 창출을 그렸다. 골 결정력 뿐 아니라 침투 패스에 능한 케인이 후방에서 뿌려주는 공을 손흥민이 전광석화처럼 득점포로 연결하는 장면이 잦았다. 때론 손흥민에게 상대 수비진이 집중되면 케인이 변함없이 득점 레이스를 펼쳤다. 토트넘에서 리그 10경기에서 해낸 21골 중 16골을 손흥민(9골)과 케인(7골)이 책임졌다. 전체 도움 17개를 봐도 케인(9개)와 손흥민(2개)이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둘이 합작한 골은 전 대회 9골이나 된다.

‘손·케인’의 위력을 실감하면서도 둘에게 의존한 공격이 그만큼 심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30일 첼시와 EPL 10라운드 원정 경기(0-0 무)가 증명했다. 이전까지 상대 팀은 손흥민과 케인의 동선을 인지하고 대비했으나 수비진에서 순간 흐트러지거나 실수가 나오면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첼시는 마음먹고 뒷문을 걸어 잠갔다.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가 일차 저지선 임무에 주력했고, 포백 라인도 공격을 최대한 자제했다. 여기서 토트넘은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90분 내내 지루한 공방전으로 이어졌다. 손흥민과 케인은 올 시즌 처음으로 동시 선발 출전 경기에서 단 1개의 유효슛도 기록하지 못했다.

2위 리버풀과 승점 21 타이에도 골득실에서 앞서 선두를 달리는 토트넘은 오는 7일 11라운드에서 아스널과 북런던더비를 치른다. 아스널도 첼시와 대응법을 참고할 만하다. 결국 토트넘으로서는 공격의 또다른 루트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손흥민과 케인, 더 나아가 속도를 활용한 배후 침투는 상대 팀에 모두 노출된 부분이다.

무리뉴 감독은 수비에 역점을 두며 실리적 공격을 추구한다. 머릿속으로 해결책을 고심하면서도 복잡한 공격 전술을 당장 마련할 가능성은 작다. 손흥민과 케인의 현재 오름세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적재적소에 상대 수비를 흔들만한 카드를 만질 것으로 보이는데, ‘여름 이적생’ 카를로스 비니시우스가 우선 떠오른다. 페르난도 요렌테처럼 늘 타깃형 옵션을 두고 조커로 활용해온 토트넘은 근래 들어 장신 공격수 활용 빈도가 줄었다. 그런 가운데 키 190㎝ 비니시우스는 올여름 임대로 토트넘에 합류했는데 지난달 27일 루도고레츠와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데뷔골이자 멀티골을 가동했다. 무리뉴 감독은 그를 EPL에서 지금까지 단 12분만 활용했다. 아스널전부터 비니시우스 출전 시간을 더 늘릴지 주목된다.

그리고 더 효력 있는 세트피스 전술 마련이 핵심이다. 올 시즌 토트넘은 21골 중 세트피스 득점이 없다. 과거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뛸 때만 하더라도 프리킥 득점을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급격히 줄었다. 세트피스 득점은 경기 흐름을 단번에 흔드는 요소인 만큼 토트넘엔 또다른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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