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빼기+효율화…50억 줄이는 수원 변화의 끝은?
    • 입력2014-08-21 07:30
    • 수정2014-08-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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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선수들이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인천과의 홈 경기에서 3-2로 승리한 뒤 ‘레이디스 데이’를 맞아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펼쳐보이고 있다. 제공 | 수원 구단


‘K리그 리딩 구단’ 변화의 끝은 어디일까.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2015년 행보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지난 해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몸집을 크게 줄여 새 시즌에 임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수원 구단은 프로야구 구단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높은 인기와 수준을 20년 가까이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을 3년 연속 삭감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에 시선이 쏠린다.

◇50억 줄여 200억?…전성기 60% 수준

수원은 이 달부터 내년 예산 편성에 들어갔는데, 축구계는 수원이 올해보다 50억원 삭감된 금액인 200억원 정도를 갖고 2015시즌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00억원을 훌쩍 넘었던 수 년전과 비교, 60% 수준으로 줄어드는 주요 배경은 인건비 감축이다. 수원은 한 때 ‘레알 수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호화 스쿼드를 구축했다. 구단 내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20여명에 이를 때가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정규리그 타이틀을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고, 2012년부터 ‘경영 효율화’란 명목으로 변화의 움직임을 드러냈다.

고액 외국인 공격수 방출을 시작으로, 기존 선수 연봉 줄이기에 들어갔다. 올 여름엔 몇몇 선수들을 이적시키거나 임대로 내준 반면 한 명도 데려오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올 겨울엔 구단 내 고액 연봉 국내 선수 2~3명 이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 해외이적을 구단이 나서서 알아보는 이유와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프로축구 관계자는 “상위권 구단의 경우, 연봉 상위 3명만 팔아도 연간 40~5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수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승·성적→경영·연고밀착…1차 비행 ‘연착륙’

국내 프로 구단은 1980년대 초반 태동한 뒤 종목을 막론하고 성적 위주 정책을 펼쳤다. K리그에선 성남 일화(현 성남FC)와 수원이 대표적인 팀으로 꼽혔다. 최근 흐름이 달라졌다. 돈만 쓰는 ‘성적 제일주의’ 무한경쟁보다는 마케팅, 지역밀착 정책을 통해 구단들도 수익을 내고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쪽으로 하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수원도 이런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지난 3월 수십조원 매출을 내는 삼성전자 대신 규모가 작은 마케팅 전문회사 제일기획으로 모기업이 변경된 것이 상징적이다. 수원 구단은 그 동안 삼성전자 사회공헌 활동의 일부로 인식되어 왔으나 이젠 제일기획과 손 잡고 변신을 도모한다. 스포츠 투자에 점점 발을 빼고 있는 삼성 쪽 방침도 ‘퍼주기’식 구단 운영과 작별을 고하고 있다.

지난 2년간의 ‘경영 효율화’ 작업은 꽤 성공적이다. 수원 올해 국내 구단 연봉 총액 1위 자리를 전북 현대에 내주며 ‘다이어트’에 집중하고 있는데 올시즌 전체 38라운드 중 21라운드를 마친 현재 승점 35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여름만 되면 투지 없는 플레이로 연패에 빠졌던 징크스도 거의 사라졌다. 외국인 쿼터를 다 채우지 못하는 등 예전 같은 호화 진용이 아님에도 결과와 내용에서 박수를 받고 있다. 예산 감축 속에서도 연간 20억원을 쓰는 유스팀이 각종 전국대회를 휩쓸고 연령별 국가대표를 무더기로 배출하는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엔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SS포토]수원구장 위의 쌍무지개, 누구를 위한 징조?
[스포츠서울] 10일 오후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4K리그 클래식 수원과 제주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로 펼쳐진 무지개를 배경으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2014. 8. 10.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뉴 패러다임 리더 vs K리그 동반 침체 단초

수원 ‘다이어트’를 보는 시각엔 찬성과 반대가 엇갈린다. 우선 만성적자인 국내 프로스포츠 경영구조를 탈피하면서 새 패러다임을 리딩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수원은 올시즌 스타 선수 축소와 세월호 여파, 홈 경기 때 비가 자주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보다 1735명 증가한 경기당 평균 1만9424명의 구름 관중을 유치했다. 거품이 빠지면서 속이 꽉 찬 경기력에 팬들이 오히려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역밀착에도 총력을 쏟아부어 매 경기 관중 집계 편차가 적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수원이 K리그 경영 선순환 구조를 이끌 수 있을 것이란 뜻이다. 제일기획으로 모기업이 넘어가면서 마케팅에 더 신경 쓸 것으로 관측되는 점도 호재다.

반면 여전히 열악한 한국 프로스포츠 구조 속에서 수원의 변화가 자칫 K리그 동반 침체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있다. 중계권이나 머천다이징 수입이 미미한 상황에서 구단 위상만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수원이 몸집을 줄이면 중·소형 구단도 이를 따라 도미노 현상처럼 역시 투자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한 프로축구 관계자는 “구단이 구장을 직접 경영할 수 없다. 또 연간회원권 가격을 1만원 올려도 팬들 반발이 적지 않은 곳이 K리그다. 돈이 돌지 않는 전형적인 시장이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전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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