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울산 잡고 대역전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선 전북
전북 선수들이 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울산에 승리한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전북은 울산을 1-0으로 잡고 리그 1위로 올라서면서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2020. 10. 25. 울산 | 박진업기자 upadnup@sportsseoul.com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 정도면 울산 잡는 귀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북 현대가 울산 현대와 올시즌 ‘현대가 더비’를 전승으로 장식, 2년 연속 K리그1 역전 우승을 눈앞에 뒀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0 26라운드 울산 원정 경기에서 바로우의 결승포로 1-0 신승했다. 승점 57을 기록한 전북은 울산(승점 54)을 밀어내고 3개월여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내달 1일 대구FC와 시즌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 반면 지난 포항 스틸러스전 0-4 패배에 이어 올시즌 첫 2연패에 빠진 울산은 광주FC와 최종전에서 반드시 이기고, 전북이 져야 15년 만에 우승을 그리게 됐다.

이전까지 주요 승부처에서 변칙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위기를 자초한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날 주니오를 비롯해 김인성, 윤빛가람, 이청용 등 베스트 멤버를 내세워 정공법으로 나섰다. 반면 전북은 구스타보와 조규성, 쿠니모토, 이승기, 한교원을 공격진에 배치했고 프리미어리거 출신 윙어 바로우를 벤치에 앉혔다. 초반 공세를 펼친 울산은 전반 31분 비디오판독(VAR)으로 김인성의 핸드볼 반칙이 잡히면서 페널티킥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키커 구스타보의 슛을 몸을 던지며 왼다리로 쳐냈다. 유관중 전환 이후 모처럼 울산벌을 찾은 홈 팬이 열광했다. 양 팀은 골대만 세 차례 강타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그러다가 승부의 추는 전북의 ‘바로우 교체 카드’로 기울었다. 승리 외엔 의미가 없던 전북은 후반 8분 만에 조규성 대신 바로우를 투입했다. 바로우는 투입하자마자 울산 수비 뒷공간을 흔들며 예열했다. 하지만 후반 18분 실수 하나가 균열을 냈다. 전북이 후방에서 길게 찬 공을 울산 센터백 김기희가 뒤따르던 바로우를 보지 못하고 골키퍼 조현우를 향해 머리로 떨어뜨렸다. 그러나 공은 멀리 가지 못했다. 바로우가 재빠르게 달려들어 왼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직전 포항전에서 수비의 핵심인 불투이스가 무리한 태클을 범했다가 레드카드를 받아 잔여 경기 출전이 좌절됐다. 김기희가 이날 대체자로 투입돼 정승현과 호흡을 맞췄지만 치명적 실수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특히 김기희는 지난 6월28일 홈에서 치른 시즌 첫 현대가더비에서도 과격한 태클로 퇴장당해 0-2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적이 있다.

전북은 지난 9월15일 전주에서 치른 두 번째 현대가더비 2-1 승리를 포함해 올시즌 라이벌전 전승을 달성했다. 이번엔 안되리라고 여긴 챔피언 타이틀 방어가 또 가능해졌다. ‘승장’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에서 어느 한 선수도 올해 우승을 못하겠다는 생각,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절대 안주하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이게 1위 팀 선수가 지녀야 할 정신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이기는 경기로 팬 앞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수비수 홍정호도 ‘전북의 우승DNA’를 언급하자 “나도 신기하다. 늘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이긴다. 동국이 형처럼 (우승 경험이 많은) 선배들이 잘 이끌어줘서 가능한 것 같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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