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연 장호배 4연패
백다연이 제64회 장호배 여자단식 결승에서 포핸드스트로크를 작렬시키고 있다. 제공=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백)다연이가 내년 여고를 졸업하면 우리 팀에 입단합니다. 파워테니스의 같은 여고 선배 이은혜와 같이 훈련하면 둘한테 서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겁니다.”

지난 23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테니스파크에서 열린 제64회 장호 홍종문배 전국주니어테니스대회 결승전. 같은 학교의 위휘원(18)을 세트스코어 2-1(6-2 2-6 6-1)로 누르고 이 대회 여자단식 사상 첫 4연패 쾌거를 이룬 백다연(18·서울 중앙여고3)에 대해, 김동현 NH농협은행 여자테니스팀 감독은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기대감을 보였다. “다연이는 견고한 플레이를 펼치고 끈질긴 수비가 장점이죠. 이은혜와는 스타일이 다르고 서로 라이벌이지만 여고 선후배로 서로 친한 사이입니다.”

백다연 우승트로피
백다연이 장호배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제공=대한테니스협회

백다연 4연패 포즈
백다연. 제공=대한테니스협회

장차 그랜드슬램대회에서 활약을 펼치겠다는 큰꿈을 꾸고 있던 백다연은 지난 1월 NH농협은행으로부터 1년 동안의 국제투어 비용으로 3000만원을 후원받았다. 또 휠라로부터 의류 등 용품 지원을 받기로 하는 등 든든한 후원자까지 얻었다. 이번 우승 뒤 그가 “손병환 농협은행장님과 박용국 스포츠단 단장님 지원과 관심에 감사드린다. 내년 NH농협은행 입단해 팀에 도움이 되고, 저 자신도 발전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농협은행 여자팀에는 현재 정영원을 비롯해 최지희, 박상희, 김세연, 이은혜 등 5명의 선수가 있다. 이들 중 팀의 막내 이은혜(20)는 올해 국내 강자들이 총출동한 안동오픈 여자단식에서 박소현(18·성남시청)을 누르고 우승하며 국내 최강에 등극했다. 코로나19로 국제무대에 나설 수 없지만 장차 그랜드슬램 무대에 나가 한국 여자테니스를 빛낼 기대주로 불린다.

이은혜
올해 안동오픈에서 우승한 이은혜. 제공=김도원 프리랜서

백다연은 1m67, 57kg의 몸집으로 빠른 발을 이용한 폭넓은 코트 커버능력, 강한 체력을 통한 탄탄한 수비력을 갖추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은혜처럼 파워넘치는 공격력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장호배를 통해 그는 같은 주니어 선수들 가운데 최강임을 다시한번 입증하며 한국 여자테니스의 미래로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다. 정자여중 3학년때부터 이번까지 4년 연속 장호배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강한 승부욕과 체력, 그리고 자기만의 승리 비법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호배 여자단식에서는 정명자가 1957부터 1959년(1~3회), 홍다정이 2001년부터 2003년까지 각각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남자단식에서는 임용규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연패를 이룬 바 있다. 백다연은 우승 뒤 “대기록을 달성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경기마다 고비가 있었지만, 더욱 집중하면서 우승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다연은 “솔직히 코트에 들어가면 주변에 신경을 안 쓰는 편이다. 시합에만 집중한다”고 말해 집중력과 멘탈도 강함을 보여줬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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