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삼성 뷰캐넌, 위기는 있어도...실점은 없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 뷰캐넌이 지난 7일 문학 SK전에서 2-0으로 앞선 7회 투구를 준비하고있다. 2020.08.07.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구단의 자산이다.”

어쩌면 비싼 소모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당연히 선발진에서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해야 하며 큰 이상이 없는 한 로테이션을 지켜야 한다. 리그 평균보다 10배 가량 많은 연봉을 받는 만큼 뛰어난 기량과 지속성을 요구받았고 이를 해내는 투수들은 이른바 ‘효자 외인’으로 불렸다.

물론 선수 입장에서는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외인투수 대다수가 한국에서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이닝을 기록하고 몇 년 후에는 구위저하 혹은 부상으로 한국을 떠난다. 메이저리그(ML)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투수 입장에서는 KBO리그 장수야 말로 큰 돈을 거머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이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4년 이상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투수는 키움 제이크 브리검이 유일하다.

그런데 조금씩 흐름이 바뀌고 있다. 많은 구단들이 외인투수를 토종투수와 어느정도 동일선에 놓는다. 삼성은 지난 16일까지 27경기 174.2이닝을 소화하며 15승 7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한 데이비드 뷰캐넌의 시즌 종료를 선언했다. 앞으로 두 번 정도 더 선발 등판할 수 있지만 뷰캐넌과 이듬해를 기약했다. 외인투수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어준 만큼 넉넉히 회복 기간을 주면서 2021시즌에도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 최고 선발투수 중 한 명인 롯데 댄 스트레일리도 조기 시즌 종료 가능성이 감지된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지난 20일 사직 두산전을 앞두고 스트레일리가 이대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일리는 올해 30경기 188.2이닝을 소화하며 14승 4패 평균자책점 2.58 탈삼진 196개로 맹활약하고 있다. 정규시즌 종료시점까지 로테이션을 돌면 200이닝·200탈삼진 돌파도 가능하다. 그러나 롯데 또한 삼성처럼 스트레일리와 함께 하는 2021시즌도 응시 중이다. 허 감독은 지난 20일 “오늘 내일 중으로 결정이 날 것 같다. 시간이 약간 필요하다”며 “선수 본인에게도 구단의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은 소통하는 시간인데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포토] NC 루친스키, 주먹 불끈!
NC 다이노스 루친스키가 지난 9월 9일 창원 롯데전에서 0-4로 뒤진 5회 팀의 공격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있다. 2020.09.09.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치열하게 순위경쟁을 벌이는 팀들도 비슷하다. 눈앞의 1승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부분별하게 4일 휴식 후 등판을 강행하지는 않는다. LG는 후반기 최고 활약을 펼치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4일 휴식보다는 5일 이상 휴식에 맞춰서 등판시킨다. NC 이동욱 감독도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의 루틴을 철저히 지킨다. 루친스키가 4일 휴식 후 등판했다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21일 광주 KIA전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루친스키의 의견을 따랐다. 이 감독은 “루친스키 본인이 정상적인 루틴을 원했다. 일단 오는 23일 한화전 등판에 맞춰놓았다. 추후 등판은 상황에 맞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4일 휴식 후 오히려 좋은 성적을 거두는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정도를 제외하면 순위경쟁 팀들도 외인투수 본인의 의견에 큰 비중을 둔다.

흔히 외국인선수가 전력의 반이라고 한다. 이듬해에도 전력의 반을 단단히 다져놓으려면 관리가 필요하다. 앞으로도 함께 하는 구단의 자산이라는 인식 변화가 정규시즌 막바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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