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엽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 출처=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롯데가 고졸 1차지명감으로 평가받은 빅 3를 모두 품에 안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나승엽(덕수고)의 마음을 빼앗아 향후 10년을 이끌 투수와 포수, 내야수를 모두 얻는 쾌거를 올렸다. 협상을 진두 지휘한 롯데 성민규 단장은 “이석환 대표이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스카우트팀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며 “좋은 선수들을 길러 주신 강릉고 최재호, 덕수고 정윤진, 장안고 박건민 감독께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롯데는 21일 신인드래프트에서 선발한 11명의 선수와 계약 내용을 일괄 발표했다. 1차 지명으로 뽑은 손성빈은 1억 5000만원, 2차 1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한 김진욱에게는 3억 7000만원을 각각 안겼다. 관심은 배수의 진을 치고 지명권을 행사한 나승엽의 합류 여부였다. 성 단장은 이날 오후 나승엽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한 것에 대한 예우는 해줘야 한다. 결과야 어찌됐든 나승엽이 빅리그 진출의 꿈을 키운 덕분(?)에 손성빈이라는 고교 최고 포수를 1차 지명으로 뽑을 수 있었다. 이점에 대한 고마움도 표시해야 하는것 아닌가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나승엽은 롯데 신인 역대 두 번째 최다인 계약금 5억원을 받는다.

김진욱
롯데 신인 투수 김진욱이 사직구장에서 계약을 체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롯데 자이언츠

성 단장은 “스카우트 팀이 진정성을 갖고 접근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수시로 문자 메시지도 보내고, 꾸준히 찾아가 ‘롯데가 왜 자신을 필요로 하는가’를 어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마음을 담은 선물 공세도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역할을 했다. 그는 “이석환 대표께서도 선수들에게 직접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셨다. 프런트가 한 마음으로 선수들을 설득한 게 팀의 미래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진욱과 나승엽은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 된다. 김진욱은 롯데가 애타게 찾던 왼손 선발감으로, 빼어난 경기 운영 능력과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승엽은 견고한 수비뿐만 아니라 중장거리형 타자로 각광 받고 있다. 성 단장은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했던 마크 그레이스처럼 아름다운 스윙을 갖고 있다.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에 체계적인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펀치력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성빈은 포수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지만, 미래를 고려하면 꼭 필요한 선수다.

손성빈
롯데가 2021년 신인 1차지명권을 행사한 장안고 포수 손성빈이 프로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롯데 자이언츠

이들은 오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릴 KIA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팬들에게 인사할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과 손성빈이 배터리로, 나승엽이 타자로 나서는 그림을 미리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성 단장은 “팀의 미래를 보고 영입한 선수들인만큼 코칭스태프가 잘 키워주시리라 믿는다. 내 역할을 여기까지”라고 강조했다. 롯데 역사상 최대 수확으로 평가되는 이번 드래프트의 성패는 현장의 시간으로 넘겨졌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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